[손에 잡히는 책] 누가 언제 왜 데카르트의 유골을 훔쳤을까?… 데카르트의 사라진 유골
입력 2013-10-24 17:24
데카르트의 사라진 유골/러셀 쇼토(옥당·2만2000원)
1650년 어느 겨울날,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머나먼 이국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숨을 거둔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 묻힌다. 16년 뒤 스웨덴 주재 프랑스 대사는 그의 유골을 은밀히 파내 프랑스로 이송한다. 데카르트주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려는 야심 때문이다. 이후 파리의 생트 주네비에브 성당에 안치된 유골은 영면에 드는 듯했다. 그러나 프랑스 혁명기의 혼란 속에서 데카르트의 유골은 프랑스 유물박물관으로 이관된다. 그게 두 번째 이송이다. 이후 유골은 생제르맹 데 프레 성당으로 세 번째 이송된다. 그렇지만 세 번째 이장과정에서 머리뼈가 없어진 걸 발견하기 전까지 누구도 그의 유골이 슬금슬금 사라지고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렇다면 누가, 언제, 왜, 그의 유골을 훔쳤을까?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역사가이자 현재 암스테르담 존 애덤스 연구원장인 저자가 1인칭 화자로 등장해 데카르트의 유골을 추적하고 있는 서술 방식이다. “데카르트 생가에서부터 그가 스톡홀름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주택까지 가보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그 유골이 서유럽을 횡단했던 길을 따라 가보기도 했다. 그렇게 하다가 결국 파리의 인류박물관 지하실에까지 이르렀다. 나는 해골의 텅 빈 안구를 들여다보았다. 불쌍한 광대 요릭의 해골을 쳐다보는 햄릿처럼.” 강경이 옮김.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