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주노동자 섬기는 성남 열방교회 신창규 목사

입력 2013-10-23 18:42 수정 2013-10-23 21:51



“외로운 이방인들에게도 예수님은 함께하시죠”

“국내의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에게 사랑의 복음을 전해 이들이 고국에 돌아가서도 하나님을 섬기고 그 말씀을 전파하는 일꾼으로 쓰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경기도 성남시 수진동 상가건물 4층의 열방교회에서 22일 만난 신창규(50) 목사는 국내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곳에서 힘들게 생활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사역은 세상적으로 말하면 저비용 고효율 선교라고 할 수 있죠. 많은 비용으로 우리 선교사를 보내는 데만 집중할 게 아니라 이미 들어와 있는 이방인들을 섬기는 일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의 열방교회는 필리핀 이주노동자를 섬기는 교회다. 성도 90여명 가운데 80여명이 필리핀 출신이다. 이들은 주로 양말이나 니트를 만드는 소규모 공장이나 자동차 부품공장 등에서 번 돈을 고국의 가족들에게 보낸다.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이기에 복음은 더욱 절실하게 전달된다. 실제 열방교회의 필리핀 성도 수는 2008년 5월 20여명에서 현재 80여명으로 늘어났다. 제니 델레온(38·여)씨는 서툰 한국말로 고마움을 전했다. “목사님이 공장 사장님한테 토크해서(말해서) 샐러리(월급) 받았어요.”

20여년 전 창립된 열방교회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렸었다. 2005년부터 성남시 복정동의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의 교육관을 빌려 주일예배를 드렸다. 신 목사는 1994∼2008년 초 필리핀 북부 팡가시난주(州)에서 선교활동을 한 뒤 한국에 돌아와 2008년 5월 이 교회에 부임했다.

그는 “감리교 게시판 공고를 보고 이 교회에 지원했다”며 “예배당도 없는 교회였지만 선교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열방교회는 2008년 9월 현재의 자리에 새 예배당을 마련하고 ‘재창립예배’를 드렸다. 여러 교회의 도움을 받아 198㎡(약 60평)짜리 상가건물 4층을 빌려 쓰게 된 것이다. “필리핀 현지 교회보다도 열악했던 열방교회가 하나님 은혜로 이만큼 성장했습니다.”

신 목사는 8세 때 달리는 택시에 사고를 당해 오른쪽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가 살아난 것도 그렇고….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불편한 몸 때문에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부담스러웠던 저를 이렇게 강대상에 세워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의 비전은 확실해 보였다. “필리핀 이주노동자뿐 아니라 이 땅으로 시집을 온 필리핀 여성들과 그 가족을 섬기기 위한 다문화가정 사역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외로운 그들에게도 예수님이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전하겠습니다.”

성남=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