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부담·입시 스트레스에… ‘부자 동네’ 아이들 정신건강 적신호

입력 2013-10-23 18:09

최근 초등학생부터 고교생까지 우울증과 집중력 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강남3구와 경기도 분당 등 이른바 ‘부자 동네’에서 이런 정신질환 진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학업 부담과 입시 스트레스가 주 원인으로 꼽히지만 중산층 이상이 많이 살고 있는 이들 지역 부모들이 자녀의 정신과 진료에 더 적극적인 성향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7∼19세 아동·청소년 1077만명 가운데 29만9033명이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아동·청소년 인구 100명당 2.8명꼴이다. 이는 2010년 진료인원(20만2605명)보다 47.6% 증가한 것이다.

시·군·구별 정신과 진료인원은 서울 송파구가 100명당 4.8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4.6명), 성남시 분당구(4.6명), 서울 강동구(4.3명), 서초구(4.2명) 순으로 높았다. 반면 경남 사천시(1.4명), 전남 진도군(1.5명), 경남 의령군(1.5명)의 진료인원은 강남과 분당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이처럼 ‘잘사는 동네’에 아동·청소년 정신과 진료 인원이 많은 것은 높은 경제력과 자녀의 학업성취도에 관심이 높은 지역 사회 분위기뿐만 아니라 정신과 의료기관 분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서울 8개 지자체의 학령기 아동 100명당 정신질환 진료인원은 재정자립도 상위 4개 지역인 송파구(4.8) 강남구(4.6명) 서초구(4.2명) 중구(3.9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재정자립도 하위 4곳은 관악구(3.5명) 중랑구(3.5명) 강북구(3.8명) 노원구(4.0명) 순으로 낮았다.

이 의원은 “재정자립도가 높고 학업성취도에 관심이 높은 지역 부모들이 자녀의 정신과 진료에 더 적극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