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라보뱅크 벌금 1조500억원”… 리보 조작 혐의로 부과될듯

입력 2013-10-23 18:00

네덜란드 은행 라보뱅크가 리보(Libor·런던 은행간 거래금리) 조작 사건과 관련해 10억 달러(약 1조500억원) 정도의 벌금을 내야 할 위기에 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리보 조작 사건은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이 2005∼2009년 차입 금리를 낮게 제출해 금리를 조작한 사건이다.

FT는 “이번 사건으로 벌금을 물게 된 금융기관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라며 “라보뱅크의 벌금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다”고 전했다. 가장 많은 벌금을 낸 금융기관은 스위스 최대 은행 UBS로 15억 달러를 물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3억9000만 달러, 바클레이즈 은행 2억9000만 달러, 영국 중개회사 ICAP가 5500만 달러를 각각 벌금으로 냈다.

사건에 관여하고 있는 변호사들은 라보뱅크의 벌금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알려지자 아직 벌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다른 은행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변호사는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은행들 사이에) 상당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라보뱅크의 벌금 규모는 미국 영국 금융 당국, 네덜란드 중앙은행 등이 합의한 뒤 최종 확정된다.

라보뱅크는 앞서 이번 사건으로 벌금형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상반기 이익에 이를 미리 반영했고, 지난주 이사회를 포함해 거의 전 직원에 대한 보너스도 없앴다. 금융 당국과 이 은행 간 벌금 합의는 미국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의 영향으로 인한 미 금융 당국의 인력이 부족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