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전력난에… 기업들 “에너지 효율 높여라”
입력 2013-10-23 17:34 수정 2013-10-23 23:00
잇따른 원전 가동 중단으로 전기난이 예상되고, 전기요금도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성’ 문제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기업들에 관대했던 산업용 전기요금까지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어느 때보다 에너지 효율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보유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거나 공간 재배치 등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일에 본격 착수했다.
SK텔레콤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에너지 절감 솔루션 사업’을 회사의 중장기 핵심 계획으로 설정했다. 그 첫 시도로 SK텔레콤은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인 ‘클라우드 벰스(Cloud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를 개발 및 상용화했다. 클라우드 벰스는 건물 안에 분산돼 있는 조명, 냉난방기, 공조기 등을 중앙관리센터에 연결해 전체적인 전력·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 분석하고 에너지 사용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SK텔레콤은 또 공장 에너지 절감 솔루션 ‘클라우드 펨스(Cloud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도 만들어냈다. 클라우드 벰스가 빌딩, 병원, 호텔 등에서의 에너지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클라우드 펨스는 사업체별 생산 공정을 사전에 분석해 에너지가 최소한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회사 관계자는 23일 “공장과 사무 공간에서 30%의 에너지만 절감해도 연간 2조5000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업무 효율화를 위해 ICT 인프라와 각종 스마트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스마트워킹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서울 광화문 사옥에 있는 G&E(Global & Enterprise) 부문은 지난 8월부터 오후 7시 이후 ‘통합 야근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이 대상인 G&E 부문은 시차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자주 야근을 해야 한다”며 “통합 야근 사무실을 운영하면 G&E 부문이 사용하는 3000개의 형광등 중 250개만 쓰면 되고 연간 14만㎾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싼 임대료와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공간 효율화 방안 등을 마련한 기업들도 있다. 포스코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내 인재혁신실 사무실을 ‘스마트 오피스’로 개조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좌석을 선택해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보고서 작성 등 장시간에 걸쳐 몰입도 높은 업무를 해야 하는 직원은 전화소리, 출력소음 등이 차단된 독립된 공간에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 또 부서별 칸막이, 통로, 회의실 등 ‘죽어 있던 공간’을 최소화해 기존 대비 25% 이상의 신규 공간을 창출해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사용 중인 19개층을 이런 방식으로 15개층으로 줄일 예정”이라며 “남게 되는 4개층은 임대료 수입 및 에너지 절감 등으로 6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효성은 기존의 흡연실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스마트 룸’으로 탈바꿈시켰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