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한 발 쏠때마다 고 신현종 감독님이 보였어요”… 양궁 오다미 전국체전 우승
입력 2013-10-22 18:23
무명의 오다미(20·청원군청)가 올림픽 챔피언 주현정과 기보배 등을 차례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오다미는 22일 인천에서 열린 전국체전 여자 일반부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샛별로 떠올랐다.
애초 예선을 27위로 통과한 오다미의 우승을 예상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올해 국가대표 등이 총출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다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국가대표인 주현정(현대모비스)을 16강에서 꺾었다. 준결승에서는 국가대표 출신 이특영(광주시청)을 따돌렸다. 결승에선 올림픽 챔피언 기보배(광주시청)마저 꺾었다.
그는 스승인 고(故) 신현종 감독의 얼굴을 떠올리며 한발한발 쐈다고 했다.
“(신현종) 감독님이 보고 싶어요. 바람이 많이 불어 속이 상했는데 쏘는 화살마다 10점에 쏙쏙 들어갔어요. 화살을 한 발씩 쏠 때마다 감독님 얼굴이 보였어요. 실제로 감독님이 곁에서 도와주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마지막 화살을 당기고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오다미는 신 감독의 이름부터 불렀다. 오다미는 지난해 청원군청에 입단해 신 감독의 지도를 받고 훈련했다.
그는 “신 감독님이 겉으로는 툴툴거리셨지만 속으로는 참 따뜻한 분이셨다”며 “그래서 선수들이 신 감독님을 무서워하는 척하면서도 아빠 처럼 대했다”고 진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