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수사 내분’ 감찰] 팀장 잃고 미운 털 박힌 수사팀 갈 길은 먼데 동력이 떨어진다
입력 2013-10-22 18:30 수정 2013-10-23 04:14
윤석열 여주지청장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난타전으로 특별수사팀은 수사 과정의 정당성을 부각시켰지만 잃은 게 많다.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지휘부는 수사팀의 돌출행동을 차단하는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팀장 잃은 수사팀은 ‘미운 털’이 박혀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됐다.
수사팀은 현재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댓글을 추가로 발견해 해당 계정과 국정원의 연관성을 확인 중이다. 5만5689건 트위터 내용에 대한 보강 수사도 필요하다. 국정원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의 외압 의혹 수사도 완료되지 않았다.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 ‘감금’ 사건 수사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기소된 이들에 대한 공소유지 문제도 남아 있다.
일은 산적해 있지만 동력은 떨어졌다. 수사와 공판을 지휘한 윤 지청장이 배제된 데다 박 부장검사도 향후 감찰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수사팀 검사들은 이미 윤 지청장 진상조사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장검사는 수사팀과 각을 세웠던 이진한 2차장검사의 직접 지휘를 받고 있다.
지휘부 시선도 싸늘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 지청장의 독단적 수사 강행에 수사팀 전체가 동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 일부는 지휘부의 특정 간부를 지목하며 “스파이 노릇을 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지휘부는 “인간적으로 너무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검찰 지휘부가 수사팀 의견을 배척해 자칫 수사가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검찰은 지난 6월 중간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수사팀 인원도 단계적으로 축소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의도하는 만큼 수사를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