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1월 13일 오픈… 서울 도심서 美의 향연 펼친다

입력 2013-10-22 18:14 수정 2013-10-22 22:40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주말이면 근처 서울랜드와 동물원에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극심한 정체를 빚어 관람객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서울도심에 제대로 된 미술관을 조성하는 것은 미술계 안팎의 오랜 숙원이었다. 서울 소격동 옛 국군기무사령부 자리에 건립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드디어 다음달 13일 개막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을 20여일 앞둔 22일 개관전시 준비가 한창인 서울관을 언론에 공개했다. 서울관은 부지 2만7264㎡, 연면적 5만2125㎡, 지하 3층·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2009년 1월 서울관 조성 계획이 발표된 후 4년 만에 완공됐다. 총 246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당초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내 완공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8월 28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로 연기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개관으로 과천관·덕수궁관과 함께 ‘3관 시대’를 맞게 됐다. 서울관은 ‘현재 속에서 과거와 미래를 접목하는 종합 미술관’ ‘글로벌 다양성을 증진하는 한국예술의 중심 미술관’ ‘문화 발전을 생성하는 열린 미술관’을 표방한다. 건물 안팎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열린마당, 미술관마당, 종친부마당, 도서관마당, 전시마당, 경복궁마당 등 6개 마당을 배치한 점이 이채롭다.

서울관은 8개의 전시실 외에 미디어랩, 영화관, 멀티프로젝트홀, 세미나실, 디지털정보실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갖췄다. 전시실은 천장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설계됐으며,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건물 중심에 위치한 서울박스는 2층에서 작품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서울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담장 없는 미술관이라는 점이다. 경복궁 옆 삼청로를 산책하는 시민들이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다. 조선왕실의 친인척 사무 담당기관이었던 종친부(서울시 유형문화재 제9호)를 미술관 안에 복원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전시공간을 조성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내부에 문화재가 있는 미술관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다.

서울관은 다음달 12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국내외 전시기획자 7명이 공동 기획해 국제 현대미술을 조망하는 전시 ‘연결-전개’를 연다. 또 내년 4월 27일까지 한국 대표작가 50여명의 회화, 조각, 사진, 미디어 등을 소개하는 ‘자이트 가이스트·시대정신’을 진행한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이 내년 5월 11일까지 열린다.

과천관에서는 중국과 인도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들의 ‘인도 중국 현대미술전: 풍경의 귀환’이, 덕수궁관에서는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명화를 만나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이 마련된다. 서울관은 11월 30일까지 온라인 사전 예약제를 운영하고 관람객 편의를 위해 서울관∼과천관∼덕수궁관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도 하루 4차례 운행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