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변 못 가린다고… 병든 어머니 버려 숨지게 한 아들

입력 2013-10-22 18:16

신부전증과 정신분열증으로 투병 중인 60대 어머니를 폭행하고 길거리에 버려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2일 충남 서천경찰서에 따르면 조울증 환자인 김모(39·트럭 운전사)씨는 신부전증 등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 전모(66)씨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돌보기가 어려워지자 지난 9일 새벽 자신의 차량에 태워 서천군 판교면 판교리 판교파출소 앞에 내려둔 채 달아났다.

전씨는 파출소 근처를 배회하다 경찰에 발견됐다. 전씨는 “왜 거리를 배회하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간섭하지 말라”며 말문을 닫았다. 경찰은 서천군청의 협조를 얻어 전씨를 복지시설로 옮겼지만 혈액투석 등 치료를 받지 못한 전씨는 12일 새벽 숨졌다.

경찰은 전씨가 주소지인 예산군에서 수십㎞ 떨어진 서천에서 발견된 점을 이상하게 여겨 아들 김씨를 추궁한 끝에 어머니를 버린 사실을 밝혀냈다. 김씨가 어머니를 유기하기 위해 아파트를 나서면서 어머니를 폭행한 사실도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를 통해 확인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존속유기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천=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