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학생, 교내서 총기난사
입력 2013-10-22 18:04
미국 네바다주(州) 중학교에서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급우 2명이 부상하고 제지하던 교사가 사망했다. 지난달 워싱턴DC 해군시설에서 총기난사로 12명이 사망한 지 한 달여 만이다.
21일(현지시간) 오전 7시15분쯤 네바다주 리노시 외곽의 스팍스중학교에서 재학생이 수업 시작 벨이 울리자마자 반자동 권총을 꺼내 들었다. 이를 본 8학년 수학교사 마이클 렌즈베리가 총을 내려놓으라고 했으나 학생은 총을 발사해 교사를 숨지게 했다. 렌즈베리 교사는 아프가니스탄전쟁에 참전한 퇴역 해병대원이었다. 리노시 경찰관계자는 “렌즈베리 교사는 영웅이었다. 목숨을 걸고 범인을 막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놀라 대피하는 학생들을 향해 4∼5발의 총알을 발사했다. 이후 경찰이 긴급 출동하자 총기로 자살했다. 부상 학생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경찰당국이 밝혔다.
범행 동기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범행 당시 이 학생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다. 어린 중학생의 총기 난사 소식에 미국은 다시 충격에 빠졌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국제경찰장협회(IACP) 연례회의에 참석해 미국에서 2008년 이후 총기 난사 사건이 약 3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홀더 장관은 “미국에서 2000∼2008년 연평균 5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으나 이후 3배로 늘었다”면서 “올해도 지금까지 최소 12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총기 난사사건은 공공장소 등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을 쏜 경우를 가리키며 총기를 사용한 단순 살인사건은 제외한 것이다.
미국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자국에서 2009∼2012년 4년간 총기난사 사건으로 404명이 피격돼 207명이 숨졌다. 2000∼2008년에는 9년간 324명이 총에 맞아 145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12월 코네티컷주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범인의 총기 난사로 학생 20명과 교사 6명이 사망하자 총기 등록을 엄격히 하는 등의 총기 규제법안이 다시 제출됐다. 하지만 미국총기협회(NRA)의 전방위 로비 등으로 결국 의회 통과가 무산됐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