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총회 ‘평화열차’에 핀 지구촌 기독인들의 우정… “부산서 다시 만나요”

입력 2013-10-22 17:40 수정 2013-10-22 21:51



17일간 평화의 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평화열차 참가단 사이에 따뜻한 우정이 싹트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이르쿠츠크역을 출발한 참가단 84명은 21일 오후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이르쿠츠크까지는 94명의 참가단이 동행했으나, 에티오피아와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인도 출신 해외 참가자 일부가 중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이르쿠츠크에서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이들도 최종 목적지인 부산까지 가서 함께 폐회 예배를 드리는 것이 평화열차의 취지에 맞다는 참가단 내부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들의 한국행 경비 마련에 힘을 모았다. 평화열차 참가자들은 지난 18일 오후 이르쿠츠크의 한 식당에서 경비 2000만원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먼저 72세의 은퇴 목회자인 독일인 코페 하인리히 게하르트 목사가 “평화의 메신저들이 원래의 목적지인 부산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1000유로를 내놓았다. 평화열차위원장 나핵집(열림교회) 목사가 교회에 연락해 한 성도로부터 1500만원의 후원금을 지원받았다. 나머지 금액은 현장에서 십시일반 채워졌다.

참가단의 지원으로 다시 한국에 올 수 있게 된 인도인 엘렌 히크호(34·여)씨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아 감격스럽다”며 “다음주 부산에서 다시 만날 생각에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출발하겠다”고 답했다.

나 목사는 “독일교회가 후원에 나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교회 집사님께 후원을 요청했다”며 “과거 우리가 어려웠을 때 많은 도움을 받았던 만큼, 우리도 이제 그 빚을 갚아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평화열차 참가단은 베이징 해전교회 방문과 평화문제 발표회 등 중국 일정을 진행 중이다. 평양 경유가 무산될 경우, 이들은 단둥에서 배를 타고 인천항으로 이동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