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億’ 소리나는 결혼비용… 실제 그럴까
입력 2013-10-22 17:26 수정 2013-10-22 17:30
주택마련 비용을 제외한 1인당 결혼 비용이 평균 5200만원이나 든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신랑과 신부가 들인 돈을 합하면 1억원이 넘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혼하는 데 실제로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드는지에 대해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결혼 관련 통계치는 자칫 혼주나 결혼 당사자들에게 ‘비교대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중하게 작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설문 전문업체에 의뢰해 결혼 당사자 500명과 혼주 500명을 조사한 결과 주택마련 비용을 제외한 1인당 평균 결혼 비용은 5198만원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남성은 결혼 비용으로 평균 5414만원, 여성은 4784만원을 지출했다. 소보원 관계자는 “신랑, 신부가 들인 돈을 합하면 평균 1억200만원의 결혼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적게 돈을 들였다고 답한 이는 334만원이었고, 최고로 많이 쓴 경우는 3억3650만원으로 100배 정도 차이가 났다.
소비자원 측이 밝힌 1인당 비용 중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항목은 혼수로 1594만3000원이었다. 이어 예물(737만4000원), 예단(665만6000원), 피로연 식대(573만8000원), 신혼여행비(409만2000원), 약혼식비(250만9000원), 결혼식장 비용(197만7000원), 드레스·화장·비디오(181만2000원) 등에도 뭉칫돈이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함들이(147만6000원), 이바지 비용(125만1000원), 꽃·케이크(102만3000원), 폐백(96만3000원)과 축가·주례·사회자 사례금(88만5000원), 청첩장(28만1000원) 등도 부담이 만만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주택 관련 비용은 신혼가구당 평균 2억7200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나치게 비용이 많이 산정된 게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앞서 지난 8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비슷한 조사를 벌여 지난해에 1인당 결혼비용이 남성은 7545만원, 여성은 5226만원으로 양가가 들인 총 비용이 1억27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무리 결혼에 돈을 많이 들인다고 해도 우리나라 평균 결혼비용이 진짜 1억원을 넘기겠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다. 조사 때 항목별로 들인 비용을 답할 때 신랑이나 신부가 혼자 낸 비용만 적는 게 아니라 커플이 함께 낸 비용 전체를 답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중복으로 계상된 비용이 적지 않을 것이란 추정이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소비자원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중복 답변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2011년에 한 결혼정보업체가 남녀 어느 한쪽이 아닌 ‘커플’을 상대로 결혼비용을 물었더니 6580만원이 들었다는 답변이 나왔는데 커플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좀 더 정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