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어민 울상인데… 랍스터 17만마리 판매 경쟁

입력 2013-10-23 05:29


유통업체들이 이번 주부터 경쟁적으로 랍스터(바닷가재) 수입 판매에 나선다. 판매하는 양도 12만 마리, 5만 마리 등 대규모다. 하지만 일본 방사능 오염수 여파로 국내 어민들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형 유통업체들이 너무 손쉬운 장사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롯데마트는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미국산 활(活) 바닷가재(마리당 500g 내외)를 1만원에 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무려 12만 마리를 들여왔다. 롯데마트 측은 이달 초에도 2만 마리의 랍스터를 들여와 판매했다. 당시에는 수도권에서만 팔았지만 이번에는 전국의 롯데마트에서 판촉에 나선다.

이번에는 홈플러스도 가세했다. 홈플러스 측은 24∼27일 미국산 랍스터 5만 마리를 전국의 점포에서 9900원에 판매한다. 무게가 기존에 타사가 판매하던 제품보다 20% 더 나가는 600g짜리라고 밝혔다.

요즘 수산물 시장에서는 그나마 서해안에서 잡힌 수산물들만 겨우 팔리고 있다. 제철이 지나긴 했지만 꽃게와 조개류가 꾸준히 나가고 있고,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굴의 출하량도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랍스터는 그나마 조금 팔리고 있는 꽃게류 등의 판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랍스터는 마리당 단가가 비싸 4인 가족이 몇 마리 사고 나면 사실상 다른 수산물은 살 엄두를 내지 못한다.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은 물건을 값싸게 수입판매하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때를 가려서 진행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통업체들이 방사능 여파가 가라앉기 전까지는 국내 어민들을 위한 판촉에도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기대하는 여론이 높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