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겨울 아웃도어는 ‘헤비다운’
입력 2013-10-22 17:22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올겨울 채비를 하는 아웃도어족들에게 딱 들어맞는 속담이다. 지난해 강추위에 고생했던 이들이 올겨울에는 스타일보다는 보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선지 아웃도어전문 의류업체들은 두툼한 헤비다운을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디자인실 정행아 이사는 22일 “올 겨울 다운은 단연 보온성과 두께감이 강조된 헤비다운이 인기를 끌 것”이라면서 “등산복으로 각광 받던 아웃도어 다운이 이제 일상복으로 자리 잡는 추세”라고 말했다. 헤비다운은 통상 충전재 300g 이상이 들어 있는 것을 가리킨다. 정 이사는 올 겨울 다운은 그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기하학적인 패턴과 뉴욕 팝아트 미술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컬러 블록과 과감한 페인팅 기법들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여성용은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롱 다운, 보온성과 함께 멋을 추구할 수 있는 퍼(털)를 사용해 좀 더 고급스럽게 연출한 다운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헤비다운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뜻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휠라 아웃도어’ 정현주 디자인 실장은 “같은 중량일 때는 필파워가 높을수록, 솜털의 비중이 클수록 보온력이 좋다”고 말했다. 필파워란 다운 1온스(28g)를 24시간 압축한 후 압축을 풀었을 때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을 가리킨다. 우리나라 겨울 날씨는 필파워 600 정도면 된다. 길쭉한 깃털보다 공기를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는 솜털의 비중이 최소한 80% 이상 되어야 한다.
헤비다운은 어느 정도 추울 때 입어야 할까? 블랙야크 상품기획팀 박정훈 차장은 “영상 2도에서 영하 22도 정도의 날씨에 적절하다”고 밝혔다. 블랙야크는 최근 소비자들이 다운 두께를 고를 때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햇(HAT·히말라야 고도 온도)’ 지수를 개발해 선보였다. 의복의 보온력을 분석하고 지역별 순간 최대 풍속 등을 측정해 지수를 마련한 것. HAT 1000은 영상 9.8도∼영하 7도에 입을 수 있는 경량 다운재킷, HAT 3000은 영상 5.4도∼영하 15도에 해당하는 미들 다운재킷, HAT 5000은 영상 2도∼영하 22도의 헤비다운재킷 등 세 가지 지수로 구분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