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5] 내가 할 수 있고 자신 있는 것부터 생각을

입력 2013-10-22 17:16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은 누구나 불안하다. 그 불안이 심해서 밤잠을 설칠 정도라면 공부보다는 불안을 다스리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수능 당일 30점’(다산에듀)의 저자로 공중보건의 2년차인 손형욱씨는 불안감이 극심한 수험생들이라면 ‘희망-절망 대차대조표’를 작성해보라고 권했다. 손씨는 “심리학과 정신과학 분야에서 불안을 치료하는 방법이지만 학생들도 손쉽게 할 수 있어 활용해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희망-절망 대차대조표 작성은 간단하다. 시험에서 불안한 점들, 시험에서 자신 있는 점들, 불안 요소의 합리성 여부, 내가 할 수 있는 것 등을 써 보는 것이다.

손씨는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혼자 적어보는 것이니 생각나는 대로 소소한 것들도 일단 적어보라”고 했다. 시험에서 불안한 것들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EBS 공부를 못했다’ ‘엄마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하신다’ 등등. 불안한 것은 넘쳐나게 마련이지만 시험에서 자신 있는 점들은 쉽게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평소 칭찬 받은 기억도 별로 없고, 늘 ‘엄친아’에 비교 당해 주눅이 들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시험인데 하나도 떨리지 않는다’‘엄마가 기대하지 않아서 좋다’ 같은 것들부터 시작해보자. 손씨는 “자신에 대해 써내려가는 동안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어 막연한 불안감이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다음에는 시험에서 불안한 점들이 정말로 합리적인지 단순한 걱정인지, 실제로 시험성적과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일어난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본다. ‘EBS 공부를 못했다’면 수능시험을 정말 제대로 치를 수 없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어머니의 과도한 기대와 관련해서도 시험을 잘 못 본다면 어머니가 실망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머니의 사랑이 변치는 않는다.

손씨는 “불안하고 자신 없는 점들을 하나씩 냉정하게 분석해나가면서 쓸데없는 걱정은 지우고, 남아 있는 불안요소들은 나에게 속한 것과 다른 사람에게 속한 것, 어쩔 수 없는 영역으로 구분해보라”고 했다. 나의 영역으로 남은 것들은 ‘시험에서 자신 있는 점들’을 참고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찬찬히 생각해보도록 한다.

손씨는 “이런 과정을 통해 실제로는 별 문제가 아닌 것들도 적지 않음을 알게 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단계까지 나아가게 되면 불안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