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도자기 업체 ‘지앙’ 뤼도빅 그랑샹 회장 “한국 화가 작품 응용할 것”

입력 2013-10-21 18:39 수정 2013-10-21 22:44


“한국인을 비롯해 세계적인 화가 4명의 그림을 응용한 도자기 디자인을 내년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어떤 작가의 작품을 정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뤼도빅 그랑샹 지앙 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대치동 한 호텔 커피숍에서 한국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저는 한국과 인연이 깊어요.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한국인 아내를 만났고요. 넥슨 창업자 김정주 회장과 2년 동안 일한 적도 있어요. 한국인 친구들도 주변에 여러 명 있어요.” 지앙은 내년 한국인을 비롯해 세계적 화가 4명의 그림을 응용한 도자기 디자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기자에게 먼저 “반갑습니다”라고 한국어로 정겹게 인사했다. 지앙은 1821년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사용한 디자인과 주형(mold) 1000여개를 보존하고 있다”며 “새로 나온 디자인은 과거에 만든 디자인을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재창조한 결과”라고 말했다. ‘지앙(Gien)’은 150년 전 디자인을 그대로 보존하는 프랑스 도자기 제조사다. 그랑샹 회장은 사업지 순회 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개인 노트북으로 지앙 홈페이지(www.gien.com)를 직접 보여주면서 지앙의 역사성과 고유성을 강조했다. “여기 화려한 물주전자들 보이죠? 이 모양은 과거에 썼던 거예요. 그런데 노랑, 주황, 자주, 청록 색깔을 입혀서 이번에 새로 출시했어요. 작약 문양 컬렉션은 150년 넘은 디자인이에요. 옛날에 썼던 작약 그림에 현대적 해석을 한 거죠.”

지앙은 1865년부터 테이블용 식기에 문장(紋章)을 새겼다. 주문 제작이었다. 당시 유력 귀족들 사이에 자기 가문의 문장과 선호하는 숫자를 그려 넣는 것이 유행하는 계기가 됐다. 주문은 프랑스 왕궁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밀려왔다. “앞으로 특정 무늬를 새기길 원하는 일반인에게 주문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요.” 지앙은 도자기 박물관도 운영하고 있다.

그랑샹 회장은 “지앙은 프랑스에서 나는 재료로, 프랑스인들이 만들어, 프랑스 이름으로 판매하는 프랑스 유일의 제품”이라고 말했다. 창업자 토마스 훌름은 도자기를 만들 때 필요한 흙, 모래, 물, 나무가 풍부한 프랑스 남부 소도시 지앙에 공장을 지었다. 르와르 강가였다. “대를 이어 일하거나 수십년씩 일한 기술자 160여명이 지앙을 만들고 있어요.” 그의 얼굴에 자부심이 묻어났다.

지앙은 매년 5개씩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다. 그가 가장 아끼는 컬렉션이 뭔지 물었다. “(웃음)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이에요. 저희 집에서는 새로 나오는 컬렉션 5개를 바꿔가면서 써요. 그릇은 각기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죠. 이번에 출시된 사파리 컬렉션은 선물하기 좋고요. 지앙에는 선물용, 소장용으로 좋은 그릇이 아주 많답니다.” 20년 전 처음 한국에 소개된 지앙은 국내 주요 백화점 등에서 판매 중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