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한류 중심 명동] 드라마 배경 맛집·아이돌스타 팬시상점 ‘필수 코스’

입력 2013-10-21 18:22 수정 2013-10-21 22:22


중국의 개정 여유법((旅游法)이 지난 1일 발효되면서 영세 여행사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행상품을 원가 이하로 팔고 ‘옵션 관광’과 쇼핑센터 수수료로 차액을 메우는 방법은 통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중국인을 상대로 한 전체 관광산업이 휘청거릴 것이란 속단은 이르다. 업계에서는 여유법 영향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1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개별 관광객(자유여행족·즈주요우커)과 비즈니스 방문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중국인 여행객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21일 “일본 관광객과 마찬가지로 중국 관광객도 점차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10월 중국인 관광객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5%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관광공사는 중국 관광객 대상 상품을 젊은층 위주로 재편하고 문화상품을 늘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여행 일정에 쇼핑센터 4∼5곳을 포함시켜 저질 상품을 비싸게 파는 저가 패키지 상품은 없애야 한다”며 “쇼핑 공연 외식 등 개별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개성 있는 관광자원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즈주요우커들이 즐겨 찾는 서울 명동의 ‘핫 플레이스’는 어디일까. 한국관광협회 ‘움직이는 관광안내소’의 안내원들은 중국인을 상대한 경험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10곳을 선정했다.

먼저 한류 열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들이 꼽혔다. ‘신선설농탕’(명동2가 2-2)은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배경이 되면서 유명해졌다. 드라마를 보고 설렁탕에 호기심을 갖게 된 중국인들이 찾아온다. ‘강호동백정’(명동2가 3-3)은 각종 오락프로그램 MC를 맡아 중국에서도 잘 알려진 강호동씨가 이사 겸 광고모델로 참여한 고깃집이다. 명동점 지점장이 강씨와 닮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투썸커피’(명동1가 9-20)는 평범한 커피전문점이지만 올해 초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인 최시원씨의 팝업 스토어가 운영돼 유명해졌다. 최씨가 직접 기획한 음료와 디저트를 맛보고 매장에 걸린 최씨의 사진을 보러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다. SM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복합공간 ‘에브리싱’(충무로1가 24-23)도 20∼30대 중국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등 SM 소속 연예인들의 팬시상품을 판매한다.

중국 현지 맛집 블로그에 소개되거나 관광객 사이에 입소문이 난 곳도 있다. ‘레드썬 떡볶이’(명동2가 55-14)는 고객이 원하는 토핑을 얹어 즉석에서 떡볶이를 요리한다. 43년 전통의 ‘백제삼계탕’(명동2가 50-11)은 외국인들에게 더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늘기 시작했다. 특히 오골계탕에 든 콜라겐이 피부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젊은 중국 여성들에겐 필수 코스가 됐다. 신인 디자이너의 옷을 파는 편집매장 ‘A-LAND’(명동2가 53-6)도 중국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 소개된 곳에도 중국 관광객들이 줄을 선다. 37년 전통의 칼국수집 ‘명동교자’(명동2가 25-2/33-4)는 칼국수 외에 비빔국수, 콩국수, 만두로도 유명하다. ‘전주중앙회관’(충무로1가 24-11)은 53년 전통의 돌솥비빔밥 전문점이다. 손님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비빔밥과 파전, 불고기를 많이 찾는다. ‘서울글로벌문화관광센터’(명동1가 31-1)는 한복을 입어볼 수 있는 전통복식체험관을 운영해 명소가 됐다.

조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