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해외에 있다” 정몽구 회장 유럽으로…
입력 2013-10-21 18:20 수정 2013-10-21 22:25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년7개월 만에 유럽을 방문한다. 현대차그룹은 21일 “유럽의 현대·기아차 공장과 판매법인을 방문하기 위해 이날 출국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과 체코 공장,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을 찾아 현지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품질을 점검할 계획이다. 또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 총괄법인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판매 전략을 챙길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위기 돌파를 위한 현장 경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는 내수 침체와 수입차 공세로 판매가 부진하고, 미국·유럽에서는 점유율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럽에서 올 1∼9월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현대차는 1.0% 줄었고 기아차는 0.5% 늘었다.
특히 내년 유럽 시장이 심상치 않다. 최근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푸조시트로앵, 오펠 등 유럽 차 업체들이 내년 구조조정을 마치고 경쟁력을 회복할 전망이다. 그간 유럽의 경제위기 틈바구니에서 실용성을 무기로 애써 늘려놓은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에서는 르노-닛산이 최대 자동차 회사 아브토바즈를 인수해 설립한 ‘아브토바즈-르노-닛산’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정 회장이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유럽의 첨단 자동차 기술을 살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정 회장은 유럽에서 현대·기아차 브랜드가 저평가돼 있는 현실도 점검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정 회장이 높아진 품질 수준을 바탕으로 최근 추진 중인 ‘제값받기’ 정책을 통해 경영 내실화를 강화하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공장 방문에서는 공급부족 상황 해결을 위해선 해외 공장의 적기 생산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7월 정 회장이 ‘답은 해외에 있다’고 강조했다”며 “이번 유럽 방문은 이에 대한 구체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