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수사외압’ 발언 파장] 참담한 檢… 수사 정당성 확보·수사팀 보호 위해 총대?

입력 2013-10-21 18:09 수정 2013-10-21 22:15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2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강성 발언들을 쏟아냈다. 수사를 둘러싼 검찰의 내밀한 속사정이 낱낱이 공개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진실 여부를 떠나 참담하다”는 말이 절로 터져나왔다. ‘누구보다 조직을 사랑한다’는 윤 지청장이 자신의 발언 여파를 짐작하지 못했을 리 없다. 윤 지청장의 폭탄 발언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수사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유다. 윤 지청장은 검찰 내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맡아 온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수사에 대한 신념이 유달리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대검연구관 시절 자신의 소신과 다르면 검찰총장 앞에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때문에 ‘통제가 어렵다’는 지적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지청장은 국정원 직원 체포, 공소장 변경 등에 대해 “어떤 불이익이라도 제가 감수하고 수사를 일정한 단계까지 가게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사건이 잘 마무리된다면 어떤 것도 감내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를 완벽하게 마무리하기 위한 의도된 행동이었다는 설명이다.

특별수사팀을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지청장은 채동욱 전 총장 낙마 이후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가 축소되고 지연됐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관련 공소사실이 흔들릴 경우 수사팀 전체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 때문에 댓글보다 수위가 높은 트위터글이 확인되자마자 국정감사 등의 시점을 고려해 총대를 멨다는 그림이다.

윤 지청장이 국감 현장에서 수뇌부와 공개 충돌하자 검찰은 일시적인 공황 상태에 빠졌다. 한 검찰 간부는 “진실 여부를 떠나 참담하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