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 융커 총리 재집권 성공

입력 2013-10-21 18:05 수정 2013-10-21 22:23

룩셈부르크에서 1995년부터 18년간 최장수 총리직을 수행 중인 장 클로드 융커(58) 총리가 20일(현시시간) 조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재집권에 성공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융커 총리의 기독교사회당(기사당·CSV)은 33.7%의 득표율로 총 60개 의석 중 23석을 획득했다. 기존의 26석에서 3석이 줄었지만 제1당으로서 지위를 유지하며 연립정부 구성 협상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2009년 총선 후 기사당과 연정에 참여했던 노동사회당(사회당·LSAP)이 20.3%의 득표율로 13석, 야당인 민주당(DP)이 18.3%의 득표율로 역시 13석을 가져갔다. 녹색당은 6석 획득에 그쳤다.

유럽 소국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 10만6958달러(약 1억2000만원)로 세계 1위를 자랑하는 룩셈부르크는 7월 정보기관 비리로 한바탕 몸살을 앓았다. 융커 총리는 정국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군주인 앙리 대공(大公)은 조기 총선 방안을 발표했다. 기사당은 재빨리 융커를 총리 후보로 재추대할 것이라며 지지를 보냈다.

룩셈부르크 의회는 올해 초부터 룩셈부르크 정보국(Srel) 비리를 조사한 끝에 불법 도청과 뇌물수수 등을 밝혀냈으며, 융커 총리가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융커 총리는 “털끝만큼도 관련이 없다”며 앙리 대공의 조기 총선을 받아들여 정면 돌파를 택했다. 재집권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룩셈부르크는 융커 총리의 장기집권에 대한 염증이 있긴 하지만 높은 국민소득 덕에 그를 교체할 만큼의 불만은 없는 상황이다.

융커 총리는 조만간 새 연정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 후 “다수당을 유지한 것에 만족한다”며 “연정 파트너에 대해 어떠한 선호도, 배제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