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00여곳 산불… 5일째 확산

입력 2013-10-21 18:05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곳곳에 발생한 산불이 5일째 확산되고 있다. 주 정부는 3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규모 대피령을 내렸다. 지난 17일 시드니 북서쪽으로 70㎞ 떨어진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등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100여건 중 60여건이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고 호주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이 중 15건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 정부는 이번 산불이 45년 만에 최악이라고 밝혔다.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블루마운틴 지역은 이미 1000㏊ 이상이 잿더미가 됐다. 블루마운틴 인근 소도시 벨과 마운트 토마, 베람빙 지역 주민은 즉시 거주지를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다.

지방소방대(RFS)는 블루마운틴 관광 거점인 카툼바 지역도 2∼3일 내 산불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루마운틴에서 가까운 리스고와 펜리스에서도 대형 산불이 통제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1명이 숨지고 주택 200여채가 소실됐다. 이재민은 수천명에 달한다. 이들은 인근 체육관과 클럽, 학교 등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로 피신했다. 위생시설은 열악하고 생필품은 부족하다.

셰인 피츠시먼스 NSW주 RFS국장은 “18∼20일 기온이 내려가고 바람도 덜 불어 산불이 다소 진정되는 기미였지만 21∼23일 다시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치솟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 전망이라 진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는 주변 삼림에서 치솟은 연기와 재로 한낮에도 어둑한 상황이다. 시드니로 드나드는 인근 고속도로 상당수가 산불로 통제돼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시드니 등 NSW주 내 4개 지역에서는 야외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면 금지됐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