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1+3 국제전형’ 등장… 피해 주의보

입력 2013-10-21 17:50

교육부가 지난해 말 불법으로 규정해 금지했던 ‘1+3 국제전형’이 올해 대학입시에서도 학생·학부모를 현혹하고 있다며 단속에 나섰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일부 유학원들이 국내 대학에서 1학년을 이수한 뒤 2학년부터 외국 대학에 진학하는 1+3 전형과 유사한 유학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교육부는 해당 유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유학원이 10여개에 달한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마무리되지는 않았으나 오는 24일부터 일부 유학원이 등록(등록금 납부)을 시작해 서둘러 대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교육부에 적발된 유학원들은 미국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고등학교 내신과 면접만으로 미국 명문 주립대에 입학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미국 대학들은 교육부가 확인에 나서자 국내 대학에서 교육받는 학생은 자교 학생이 아니며 실제 편입을 해야 정규학생이 된다고 답했다. 또 앞으로 한국법에 위반되는 형태의 유학프로그램으로는 더는 학생을 선발하지 않겠다고 확인했다.

또한 유학원들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25개 대학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해당 대학 상당수가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들 유학원이 국내 대학의 인지도를 악용하고 있다”면서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연간 2000만∼26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만 날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해당 유학원들은 적법한 프로그램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 대학이 직접 학생들을 선발하므로 엄연한 본교 학생이고, 이들 미국 대학과 국내 주요 대학들이 ‘교류협력’을 맺고 있으므로 교환학생 신분으로 국내 대학에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문제가 됐던 1+3 전형은 국내대학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미국 대학이 주도하고 있어 다르다고 주장한다.

유학원 관계자는 “법률 검토를 끝낸 뒤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막는다면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