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의 날] “인터넷 무분별한 정보 난립… 효과적 치료 방해”
입력 2013-10-21 17:00
대구·경북지회 황재석 회장
“지회는 지역주민들의 간 건강을 위한 활동이 최우선이고, 지역민 상담 등 간 인식개선에 앞장설 것입니다. 또 효과적인 치료를 방해하는 잘못된 정보를 줄이고 간질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돕는데 노력하려고 합니다.”
황재석(계명대 동산의료원 내과학 교수) 대한간학회 대구·경북지회장은 지역민의 간 건강을 위해 앞장서고, 환자 치료를 위한 연구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는 지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간질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돕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무분별하게 난립한 정보”라며 “환자들이 인터넷 등에 소개된 확인되지 않은 정보, 증례 등을 믿어 효과적인 치료에 방해가 되고, 이러한 정보들이 간암은 죽는 병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해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거나 잘못된 치료를 요청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환자들에게 인터넷 정보를 볼 때 정확한 출처와 의료진을 확인하라고 조언해 최소한의 정보를 구분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중기의 간암으로 한 남성 환자가 병원을 찾았는데 앞서 두 명의 형이 간암으로 치료받는 과정과 결과를 보고 간암은 무조건 죽는 병으로 확신해 아무리 설득해도 치료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물론 비용적인 부분도 있었겠지만 결국은 죽는 병이라는 잘못된 이해 때문에 삶을 포기한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반면 병이 진행된 상태였지만 적극적인 치료로 완치에 가까운 판정을 받는 경우, 그리고 수직감염이라는 인식에 엄마와 같이 병원을 찾아 자녀에게서도 조기에 발견한 경우는 인식개선활동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황 지회장은 간질환 치료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진과 병에 대한 인식이라며 가족력과 위험인자 등 간질환 유발인자를 내가 갖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러한 인자가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검사도 단순히 피검사만이 아닌 초음파 등 이미지 검사를 병행해야 더욱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간경화의 경우 피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와도 초음파에서는 심각하게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회의 가장 큰 특징으로 팀워크와 활발한 연구활동을 꼽았는데 “지금까지 지회가 가시적인 연구성과를 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연구를 위한 베이스를 만들고 향후 해외 유수의 간 연구회와 같은 활동적인 연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또 지회의 역할에 대해 환자와 지역주민의 건강향상이 최우선 목표라며 간학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간 인식 향상에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지역민 직접상담과 대국민 홍보 등 임상교수들이 간 인식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민을 위한 간의 날에는 환자 검진과 더불어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간 질환의 이해도 향상 및 인식개선을 위한 공개강좌를 진행해왔다. 특히 지난 16일 진행된 공개강좌는 이전과 달리 병원이 아닌 지자체의 협조로 달서구청에서 열렸는데 지역민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갔다는 평가다. 내용 역시 이전의 딱딱한 학문적 접근이 아닌 환자와 지역민이 보다 알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했고, 특히 강의시간의 절반 이상은 질의응답으로 진행해 환자와 가족,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직접 해결해 줘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연내에 홈페이지(대경소화기학회)를 통해 일반인도 쉽게 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각종 질환정보와 건강강좌 내용을 검색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며, 의료진(개원가 등)을 위한 전문학술 내용도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황 지회장은 지회가 지역 의료진을 위한 다양한 학술활동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개원의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학술집담회는 보다 심화된 내용의 간 전문지식을 배울 수 있어 참여가 높고, 간 전문 개원의 등도 강의에 나설 수 있도록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지역 의료인을 위해 각 대학별로 증례 발표 및 연구 발표도 진행하고 있다.
또 외국인 근로자와 의료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에도 나설 뜻을 밝혔는데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생각보다 C형 간염환자가 많이 병원을 찾고 있어 질환에 대한 강좌보다는 검사를 중심으로 진행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의료혜택에서도 소외된 경우가 많아 간 질환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는데 아파서 병원을 찾은 사람 가운데는 이미 심각하게 진행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인의 경우 질환의 추세가 바이러스성은 줄고 지방간 질환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 건강강좌를 진행하다 보면 건강기능식품 등 음식에 대한 질문이 많고, B형, C형 간염의 전염 등에 대한 잘못된 이해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간질환이 지역적 특성을 보인다고도 밝혔는데 시외 지역의 경우 알코올성 간질환이 많고, 시내는 바이러스성 간질환이 많다. 또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 보호자가 주로 오는 반면, 바이러스성 간질환은 본인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황 지회장은 “간암의 경우 40∼50대가 많은데 가장 경제적 활동이 큰 시기에 병에 걸리면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고통도 커진다”면서 “따라서 간질환에 대한 국가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 지회는
1990년대 대한소화기학회 내에서 시작해 2002년 8월 23일 창립총회를 열고 정준모 교수를 초대 회장으로 대한간학회 대구·경북 지회로서 활동을 시작했다.대경지회는 경북대학교·계명대학교·대구가톨릭대학교·영남대학교 등 대구지역 4개 대학에 동국대학교(경주)를 포함한 5개 대학으로 구성돼 있는데 의료진을 위한 집담회와 지역민을 위한 공개강좌 등을 통해 올바른 간질환 알리기와 인식개선, 예방활동, 최신지견 공유, 공동 학술활동 및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 등을 하고 있다. 2013년 3월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황재석 교수를 회장으로 출범한 현 집행부는 지역민의 간질환 예방 및 최선의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구=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