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의 날] “B혐 간염환자 평생 항바이러스제 복용 필요”

입력 2013-10-21 17:00


광주·전남지회 최성규 회장

“건강할때 간을 지킬 수 있도록 음주 문화를 개선하고 B형 C형 간염이 전파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일부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한약재나 민간요법, 건강보조식품 등은 오히려 간에 부담을 주고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광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유정(가명)씨는 1년 전 잦은 피로감과 갑작스런 구토·구역으로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당시 검사 결과 B형 간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의사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아 어느 정도 B형 간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며칠 전 또 다시 병원을 찾았다. 꾸준히 먹어왔던 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를 끊었더니 갑자기 얼굴이 노래지는 황달기가 나타나고 간수치 또한 평소보다 10배 이상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결국 끊었던 항바이러스제를 다시 복용하고 현재까지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꾸준히 관리를 하며 간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B형 간염을 앓기 전 김씨는 편식을 주로 하는 식습관이었으며, 직장 내 잦은 술자리로 일주일에 3∼4일은 음주를 하기도 했다. 결국 이 같은 비정상적인 생활습관이 B형 간염에 걸리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김씨처럼 한번 B형 간염에 걸린 환자들은 평생 항바이러스제를 달고 살아야 한다. 물론 간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거나 정기검진을 통해 몸 관리를 꾸준히 한다면 항바이러스제를 먹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또한 사람마다 달라서 간질환에 한번 걸리게 되면 좀처럼 헤어나기 힘든 게 현실이다.

현재 대한간학회 광주·전남지회를 맡고 있는 최성규(전남대학교병원 의과대학 부학장) 회장은 “B형 간염 보균자라면 항상 음주와 생활식습관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며 “특히 간수치가 80단위 이상으로 올라가면 그때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 회장에 따르면 간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 관리 센터 구실을 한다. 장에서 흡수된 영양소를 저장하거나, 다른 필요한 물질로 가공해 온몸의 세포로 분배한다. 또 독소를 분해하며, 몸에 들어온 각종 약물이나 술, 기타 독성물질을 분해, 대사해 배설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소변이나 담즙을 통해 배출시키는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잘못된 음주문화와 식습관은 자칫 간질환 발생률을 높인다. 현재 간질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약 5∼8%가 감염돼 있는 상태다. 이중 만성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해마다 2만여 명의 환자가 간암으로 사망하며, 그중 만성 B형 간염이 차지하는 비율은 50∼70% 정도다. 특히 사회적으로 생산력이 왕성한 40대 남성들의 사망원인도 바로 간질환이다. 때문에 항바이러스제 복용과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최선책은 간질환에 걸리지 않게 올바른 생활습관이 선행돼야 한다. 잘못된 음주문화와 식습관은 간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올바른 생활습관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 회장은 “간질환에 있어 대체적으로 일반적인 식사나 적절한 운동 등 일상생활에 제한은 없다. 다만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한쪽으로 편중되게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이건 기본 상식이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 영양소의 균형이 잘 잡힌 식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일부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한약재나 민간요법, 건강보조식품 등은 오히려 간에 부담을 주고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을 처방 받을 때에는 반드시 간염환자라는 것을 밝힘으로써 약물의 오남용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회장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대한 간학회 광주·전남지부를 맡고 있다. 간 건강을 위한 올바른 생활습관에 대해 지역 건강강좌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강좌에서는 바이러스가 침투해 생기는 간질환이니 만큼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겪는 내용들이 주된 질문으로 등장한다고. 가령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피하거나 식기를 따로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많다. 또 소독을 해야 하는지 묻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김 회장은 “악수나 포옹, 가벼운 입맞춤, 기침, 재채기, 대화, 수영 등 일상적 접촉으로는 간질환이 전염되지 않는다”며 “간질환 전염은 비위생적인 기구를 사용하여 문신을 하거나 침, 부항, 피어싱, 환자의 면도기나 칫솔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 혹은 혈액에 노출되는 경우를 통해서 전염된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동성연애자, 마약중독자, 혈액투석 환자, 환자의 혈액을 취급하는 채혈실, 검사실의 의료인 등에서 감염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와 가볍게 포옹하거나 터치하는 행위, 식사를 같이 하는 행위 등과 같은 일상생활에서는 감염될 가능성이 적다”고 전했다.

끝으로 간질환에 대한 인식개선과 간 건강을 위해 최 회장은 “일단은 건강할 때 간을 지킬 수 있도록 음주 문화를 개선하고 B형 C형 간염이 전파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며, 이미 간질환에 노출된 환자의 경우 치료를 잘 해야 한다. 또 이미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항상 간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에 대해 각인시켜줌으로써 건강을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회는

2006년 9월 전남의대 김세종 교수가 광주전남지역의 간지회 창립을 제안해 그해 10월 11일에 김만우 조철균 최성규 홍경표 이숭 양대현 조승렬 선생 등이 간지회 발기인 모임을 가졌다. 이어 그해 11월 10일 대한간학회 광주·전남 지회를 창립하고 학술집담회를 개최할 것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최근에 각종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돼 만성 바이러스 간염의 치료가 가능해졌고, 외과 술기와 면역학의 발전으로 말기 간질환에서 간이식이 가능하게 됐으며, 내시경 술기와 영상의학 중재술 등의 발달로 간경변의 합병증 및 간암의 치료에 급진적인 발전을 이루게 됐다. 따라서 바이러스학, 분자생물학, 면역학, 병리학, 영상의학 등 여러 분야의 학문 교류가 필요하게 됐다. 대한간학회 광주전남지회는 간장 질환을 진료하는 임상 의사와 간장 질환과 관련이 있는 학문에 종사하는 연구자를 회원으로 해, 회원 상호간에 학문 정보의 교환 및 간질환의 연구를 통하여 광주전남 지역에서 간장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광주=조규봉 쿠키뉴스 기자 ckb@kukimde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