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의 날] “만성간염, 항바이러스제 꾸준한 복용이 중요”

입력 2013-10-21 17:00


대전·충청지회 송일한 회장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이 건강하다고 생각해 과음, 영양 불균형을 일삼다가 간경변, 심하게는 간암이 진행된 후에야 뒤늦은 후회를 합니다. 간 건강을 위해서는 조기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송일한(단국대의대 내과 교수) 대한간학회 대전·충청지회 회장은 “B형, C형 바이러스성 간염뿐 아니라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간염은 초기에 발견해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향후 간경화, 간암 등으로 악화되지 않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그만큼 간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간 기능이 절반 이하로 저하돼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만성간질환이 되지 않도록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다.

◇간은 절반 이상 손상돼도 증상 없어, 만성간염 초기 치료해야= ‘끊임없이 재생하는 장기.’ 송일한 교수는 우리 몸의 핵심 역할을 하는 ‘간’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로마신화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프로메테우스 신은 제우스가 감추어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준다. 하지만 핵심은 다른 데 있다.

“제우스의 분을 산 프로메테우스는 결국 코카서스 산 절벽에 묶여 독수리에게 매일같이 자신의 간을 쪼아 먹히는 신세가 되죠. 그러나 매일 밤이 되면 간은 다시 자라나죠. 이런 고통의 형벌은 헤라클레스가 독수리를 쏘아 죽이기 전까지 계속되죠.” 이는 우리 몸에서 간이 놀라운 재생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빗댄 이야기다. 그러나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간경변에 걸리면 회복이 될 수 없다는 게 송 교수의 설명이다. 송 교수는 “간경화가 이미 시작되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긴 어려우므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꾸준히 해 간암으로 가는 것을 조기에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유형의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B형과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만성 간염을 거쳐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 중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고 간경변이나 간세포암과 같은 만성 간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간암의 약 70%가 B형 간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B형 간염은 주로 어떻게 감염될까. 송 교수는 “가족끼리 같이 밥을 먹는다고 해서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B형 간염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는 주사기 감염, 오염된 혈액이나 체액에 의한 피부 및 점막을 통한 감염, 성 접촉 등이다. 이러한 모든 형태의 감염은 B형 간염 백신 접종을 통해 이미 면역을 획득한 상태이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성간염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 만성간염 환자의 치료에 있어 꾸준한 약 복용은 매우 중요하다. 송 교수는 “간 바이러스 상태가 활동성에서 비활동성으로 바뀌도록 하는 것이 항바이러스 치료의 핵심”이라며 “일정 수준까지 바이러스가 떨어지도록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쁜 직장인들 중에도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아 병원에 내원해 간경화, 간암 판정을 받는 경우도 태반이다. 송 교수는 한 50대 남성의 사례를 통해 만성간질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송 교수는 “만성 B형 간염 환자인 이 남성은 초기에 약물치료로 증상이 좋아지자 치료를 중단했다”며 “지나친 알코올 섭취, 관리 부재로 3∼4년 후 종양이 발생해 대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B형 간염 치료제는 반드시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송 교수는 “이는 내성이 생겨 간 기능이 약화되는 등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장기간의 과다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간질환은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등을 유발한다. 술로 인한 간질환 발생은 성별이나 개인에 따른 차이가 크며 유전적 요인이나 영양 상태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루 알코올 20g 이하(소주 2잔), 여성은 하루 10g 이하(소주 1잔) 음주량이 안전하다는 것.

지역에 따른 차이도 있다. 대전·충청지역에서는 알코올성 간질환, B형 간염 환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지역민들을 위해 대한간학회 주관으로 10월 21일 ‘간의 날’ 행사가 단국대병원에서 열렸다. 이는 ‘대국민 홍보-캠페인’ 차원에서 열리는 것으로 일반인들이 막연히 알고 있는 간질환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키 위한 자리다.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 송 교수는 만성간질환에 대해 이와 같이 언급했다. 송 교수는 “최소 1년에 2번은 건강검진을 통해 간염이나 간경변 등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완치의 지름길”이라며 “민간요법 등에 의지하기보다 전문의 조언에 따라 꾸준히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고 올바른 식습관 관리, 규칙적 생활을 통해 간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 치료법”이라고 당부했다. 천안=

대전·충청지회는

1998년 3월 대전 충청 소화기 지회를 모태로 해 연간 5∼6회씩 집담회를 해 왔다. 이후 소화기 지회는 유지하는 한편 간 전공 교수들의 전문화된 활동의 필요성에 따라 이헌영, 이재동, 안병민, 김홍수, 김남재 교수 등이 발기와 함께 간 지회를 결성했다. 대전·충청지회는 연 1회의 연수강좌와 2회의 집담회를 통해 학술 발전과 진료 및 연구 역량을 고취시키는 것과 동시에 간 전 공 교수 및 전문가들의 저변확대와 정보교환 및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창립 후 꾸준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장윤형 쿠키뉴스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