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지구대 ‘산타클로스’ 순찰차… 옷 싣고 다니다 노숙인에 전달
입력 2013-10-20 19:29
서울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의 순찰차에는 늘 옷가지가 잔뜩 실려 있다. 관내 노숙인이나 쪽방촌 독거노인, 장애인 등 어려운 이들을 만나면 건네기 위해서다. 지구대 경찰관들은 옷을 순찰차에 싣고 한강시민공원, 여의도공원 일대를 돌다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꺼내 준다. 3년간 이렇게 전달된 옷은 1만여벌이나 된다.
이 활동은 2010년 김재환(49) 경위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 경위는 형사 시절 잠복근무를 하다 노숙인들이 추위에 떨며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봉사활동을 결심했다. 그는 “끼니를 자주 굶어 면역력이 약한 노숙인들이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며 “범인 잡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그냥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옷은 여의도지구대와 결연한 서울·경기지역 교회 40여곳에서 제공받는다. 또 경찰 내부망에도 주기적으로 공지를 올려 다른 지역 경찰관들에게서도 헌옷을 받는다. 김 경위는 “노숙인들이 우리가 준 옷을 기뻐하며 입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