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행복했던 ML데뷔 1년… “할 것 다했으니 후회없다”

입력 2013-10-21 05:00

“물론 매우 아쉽지만 후회 없는 시즌을 보냈어요. 이제 내년을 기약해야지요.”

‘코리안 특급’ 류현진(26·LA 다저스)의 숨 가빴던 2013시즌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다저스가 지난 25년 동안 학수고대하던 월드시리즈 우승은 물거품이 됐다. 류현진의 데뷔 첫해 월드시리즈 출전 꿈도 사라졌다. 하지만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팀 동료 커쇼를 위로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다저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4이닝 동안 10피안타로 7실점하고 무너지면서 세인트루이스에 0대 9로 완패했다.

다저스는 2승4패가 돼 월드시리즈 진출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추가 출전은 무산됐지만 류현진은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류현진은 지난 4월3일 홈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상대팀은 샌프란시스코였다. 6⅓이닝 10피안타 5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닷새 뒤 8일 피츠버그와의 홈 경기서 6⅓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이후 차분히 승수를 쌓아가던 류현진은 5월 29일 LA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서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으로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8월3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선 5⅓이닝 11피안타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시즌에 10승을 달성했다. 올해 정규시즌 전체로는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투구이닝 보너스로 75만 달러도 챙겼다.

포스트시즌서는 더욱 빛났다. 애틀란타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선 3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다소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와의 NLCS 3차전서 7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결점 투구로 멋진 승리를 거뒀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과 선발승이었다.

류현진이 지난 1년간 세운 기록은 한국야구의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 박찬호도 메이저리그 데뷔 4년차인 1997년이 돼서야 풀타임 선발로 자리를 잡으면서 14승8패를 거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해에 할만한 것은 모두 해봤다”면서 “운이 안 좋아 월드시리즈 진출은 실패했지만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