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의 귀환… 5년 만에 정치무대 등장 ‘워싱턴 분열정치’ 비판

입력 2013-10-20 18:42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5년 만에 정치무대에 섰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의 ‘스테이트 시어터’에서 열린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 지원유세 현장.

붉은 정장 차림의 클린턴 전 장관이 매컬리프 후보의 소개로 연단에 들어서자 “힐러리, 힐러리”라는 환호와 함성이 쏟아지며 대선 유세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무대는 클린턴 전 장관이 클린턴 일가와 절친한 매컬리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힘을 실어주는 자리였다. 하지만 주객이 바뀌었다는 것은 지지연설자가 후보를 소개하는 대신 매컬리프 후보가 클린턴을 소개하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연단에 선 클린턴 전 장관도 단순히 ‘지지연설’을 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톤은 낮았지만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를 거론하며 ‘워싱턴 정치’를 비판했다. 그는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는 워싱턴의 분열정치가 상식과 공감의 정치로 대체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진보하고 있음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이 위대한 실험을 ‘납치’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 전 장관이 대중 앞에 다시 선 것은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패배 이후 처음이다.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매컬리프 후보가 공화당의 켄 쿠치넬리 후보를 누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쿠치넬리 후보에게 5% 포인트 차(46%대 41%)로 뒤지던 매컬리프 후보는 지난달 조사에서 9% 포인트 차(47%대 38%)로 역전했다.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도 매컬리프 후보는 8∼9% 포인트의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