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파 초월 폴리, 그의 정치력이 그립다” 전 하원의장 별세
입력 2013-10-20 18:42
16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과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미국에서 18일(현지시간) 별세한 원로 정치인에 대한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가 생전에 몸으로 보여준 ‘정파를 초월한 합의와 협력’ 때문이다.
톰 폴리 전 하원의장이 뇌졸중에 따른 합병증으로 별세했다고 이날 그의 가족이 발표했다. 향년 84세. 워싱턴주 스포캔에서 태어난 폴리 전 의장은 1965년부터 30년간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했으며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를 거쳐 89년 6월부터 5년 반 동안 하원의장을 지냈다.
워싱턴포스트는 1면에 폴리 전 의장 부음기사를 실으면서 그가 워싱턴의 당파적인 정치행태에 가장 강력한 비판자였다면서 ‘합의 도출자 하원의장’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폴리 전 의장은 82년 공화당 소속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조세 개혁방안을 지지하는 ‘정치적 용기’를 내자고 동료 민주당원들에게 연설했다.
특히 하원의장 재임 시 그는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도와 두 차례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타결시켰다. 당시 그는 하원 소수파였던 공화당 원내총무 로버트 미첼 의원의 사무실을 매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관례를 만들었다. 톰 오도넬 전 하원의장 보좌관은 “그는 결코 ‘정치’를 ‘나라’보다 앞에 두지 않았다”면서 “폴리 의장이었다면 절대 셧다운 등의 혼란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예산정책우선센터의 봅 그린스타인 이사장은 허핑턴포스트 기고문에서 “거인이 쓰러졌다”면서 “지금 같은 ‘작은 정치’의 시대에 톰 폴리는 정반대의 사례로 우뚝 서 있다”고 적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