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D-9] 5대양 6대주 크리스천의 연합과 일치 ‘신앙축제’

입력 2013-10-20 18:42 수정 2013-10-20 00:53
세계교회협의회(WCC·World Council of Churches)는 장로교회 감리회 루터교회 오순절교회 침례교회와 정교회 등이 회원으로 참여한 세계 최대의 교회연합 기구다. 동시에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의미하는 에큐메니컬(Ecumenical) 운동을 대표하는 국제기구다. 가톨릭도 참관인(Observer)으로 참석한다.

의미와 내용

◇아시아 두 번째 개최=WCC는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1차 총회 이후 7~8년에 한 번씩 대륙별, 교파별, 선교지·피선교지별로 번갈아가며 총회를 열고 있다(오른쪽 표 참조). 아시아에선 인도 뉴델리(61년)에 이어 부산이 두 번째다. 전 세계 크리스천이 5대양 6대주의 전통과 문화에 기초한 신앙고백을 나누는 WCC 총회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WCC 총회는 크게 3가지 축으로 진행된다. 첫째, 전 세계 349개 회원교단의 상호 유대를 확인하고 기도와 성경공부, 토론을 통해 세계의 변화된 상황에 맞는 교회의 역할을 논의한다. 둘째, 2006년 포르토알레그레 총회 이후 WCC가 추진해온 사업을 보고받는다. 셋째,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 위원 150명을 선출하고 차기 총회의 방향을 결정한다.

◇변화된 세계, 교회의 응답=한국교회 일각에는 아직도 WCC를 불온시하는 이들이 있지만 WCC의 정체성은 명확하다. WCC 헌장 제1조는 “성경에 따라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며 구세주로 고백하며 따라서 한 하나님 곧 성부·성자·성령께 영광을 돌리도록 부름 받은 공동의 소명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교회들의 공동체”라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전 세계의 교회가 저마다 다른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신앙적으로 실천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낯설게 보일 수 있다. 부산 총회는 공식회의에 참여하는 대의원만 전 세계 140개국 800명이 넘는다. 이들은 21개의 에큐메니컬 대화 주제를 갖고 4차례 각각 90분간의 회의에서 열띤 논의를 한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생명 정의 평화를 실천하라는 부르심에 응답할 것인지 치열한 토론이 기대된다.

교회의 모임인 만큼 이들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영성을 목격하는 것도 한국교회에는 하나님의 은사와 은총이 지닌 풍성함을 체험할 기회가 될 것이다. WCC는 “총회의 전 과정이 기도와 만남, 신학적 성찰과 시대 상황의 분별로 이루어진 하나의 영적 체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 변방에서 중심으로=WCC가 처음으로 총회 개최지를 동북아시아 지역으로 결정한 것은 뜻 깊다. 한국교회의 독특한 모습은 세계교회에 신선한 자극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개최지 결정 당시부터 장로교 루터교 등 전통적인 WCC 회원 교회들뿐만 아니라 복음주의 교회들도 연합해 한국의 총회 개최를 요청해 주목받았다. 한국교회의 급성장 역시 세계교회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불교와 유교의 전통이 1000년이 넘는 다종교적 상황에서 교회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은 종교 분쟁으로 고민하는 세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수 있다.

이영훈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준비위원장은 “WCC 부산총회는 세계의 변두리에 있던 한국교회가 세계의 중심축으로 이동하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교회는 세계교회로부터 겸손히 배우며 글로벌 교회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방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