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WCC총회 준비위 상임위원장에 듣는다

입력 2013-10-20 17:50 수정 2013-10-20 20:06


“부산총회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교회 연합·연대 기회”

김삼환 세계교회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은 2009년 8월 총회 유치 순간부터 지금까지 4년간 WCC 부산총회를 진두지휘해 온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16일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가진 대담에서 “WCC 총회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수세기 안에는 다시 유치하기 힘든 세계 기독교인의 신앙축제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선물”이라며 “한국사회는 물론 세계에 희망을 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상임위원장으로부터 WCC 총회의 의미와 향후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들어봤다.

-WCC 총회가 이달 30일 개막합니다. 하지만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한국교회 내에서도 WCC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해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WCC는 말 그대로 교회협의체입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인류가 전쟁으로 인해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세계적인 위기 앞에 교회 지도자들이 일어나서 서로 만나 대화하고 선교하며 봉사하기 위해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WCC를 창립했습니다. 그동안 세계 기독교에는 교단이 많았는데, 과거에 서로 나눠져 대립하고 오해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대립하고 오해해서는 안 되겠다’고 해서 만들어진 것이 WCC입니다. 과거를 치유하고 오늘의 문제를 다루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WCC의 정신입니다.”

-한국교회는 교회사적으로 그동안 분열과 대립을 반복했습니다. WCC 총회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한국교회도 짧은 역사 속에 나눠지고 갈라져 교파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나와 조금만 다르면 받아들이지 못하고 적으로 삼았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교회 내의 갈등, 교계 단체의 갈등으로 모두 힘들어하고 있어요. 미래 교회는 이래선 안 됩니다. 세계교회 앞에 우리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번 WCC 부산대회를 통해 서로 만나 대화하고 기도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힘써야 합니다. 교회가 이런 측면에서 모범을 보여야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가 따라올 것입니다. 남북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화를 통해 더욱 발전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번 총회는 세계 교회의 다양한 교파 대표들이 대거 참여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총회에는 로마교황청, 성공회, 침례교세계연맹, 오순절세계총회, 시리아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 세계복음주의연맹(WEA) 등 각 교파의 수장들이 다 모입니다. 세계교회 기구의 수장들이 다 오는 것이지요. 그야말로 기독교의 UN총회와 같은 세계적 대회입니다. WCC총회는 7∼8년마다 대륙별로 총회를 열기 때문에 앞으로 아시아에 오려면 적어도 50년이 걸립니다. 이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가 총회를 유치하려고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다시 총회를 열려면 수 세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입니다. 그만큼 이번 총회는 의미가 큽니다. 구약시대에 아브라함 가족에게 천사가 와서 축복했듯이, 이번 대회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지 않겠습니까. 1054년 동·서교회가 분열되면서 나눠진 가톨릭과 정교회가 이번에 같이 참여합니다. 우리도 모두 참여해 하나님이 계획하고 계시는 축복에 참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번 총회를 통해 한국교회에 주시고자 하는 특별한 메시지가 있을까요.

“부산총회는 하나님께서 남북통일을 앞두고 주시는 연합과 연대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16장19절에서 땅에서 무엇이든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어주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여 기도하면 하늘 보좌가 움직이지 않겠습니까. 이번 WCC 총회에 349개 교단 대표가 모여 기도할 것입니다. 전 지구적 환경위기, 전쟁 등에 대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가 나올 것입니다.”

-상임위원장으로서 한국교회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지난 4년 동안 WCC 총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총회를 잘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신 회원 교회와 한국교회에 감사를 표합니다. 특별히 정부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총회가 끝나면 한국교회의 위상이 많이 높아질 것입니다. 세계교회와 연대도 더 깊어질 것입니다. 세계교회와 네트워크해서 세계교회를 섬기는 역할이 증대될 것입니다. 특히 이번 총회에 참석하는 각 교파의 대표들은 한국교회의 열정과 믿음을 배워 갈 것입니다. 장성한 교회의 역할은 봉사입니다. 세계 교회 내에는 한국교회가 많이 모이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미, 아프리카 교회들도 많이 모이잖아요. 하지만 그 곳의 교회는 섬기고 봉사하지 않습니다. 한국교회는 봉사와 섬김, 사회참여와 교육, 선교가 조화를 아주 잘 이루고 있습니다. 신학적으로 건전하고 열정이 아주 뜨겁지요. 각 교파의 대표들이 한국교회 현장을 살펴보고 많이 놀랄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와 함께 받은 축복으로 이웃을 섬기고 봉사하며 소외되고 그늘진 곳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