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행사는 이래야 한다는 걸 보인 정원박람회

입력 2013-10-20 17:35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20일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지구의 정원, 순천만’이란 주제로 지난 4월 개막한 정원박람회는 당초 계획보다 여드레 앞선 지난 12일 목표 관람객 400만명 선을 넘어섰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들을 만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폐막일에 맞춰 현장을 방문했다는 점이 박람회의 성과를 말해준다.

인구 20여만명에 지나지 않은 지방의 작은 도시가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독창성과 차별성에 있다. 세계정원, 테마정원, 생태정원 등 정원에 환경을 접목시켜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는 것과 다양한 볼거리 및 자연을 있는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게 주효했다. 특색 있는 문화예술 공연과 국제심포지엄 또한 관람객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는 데 한몫했다.

특히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적극적 호응은 박람회 성공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정원해설사, 주차도우미 등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순천만은 글로벌 생태관광의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번 박람회가 1조3000억원의 생산유발 및 679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1만1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걸로 기대했다. 이대로만 된다면 국비 736억원, 도비 114억원, 시비 1645억원 등 박람회 개최에 들어간 2495억원의 사업비가 아깝지 않다.

단체장 치적 쌓기 용으로 국제행사를 유치했다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적지 않다. 전임시장 시절 2014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인천시는 주경기장을 비롯한 9개 경기장을 신설하느라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고, 2010년 정부지원 없이 ‘F1 코리아그랑프리’ 경기를 유치한 전남은 네 차례 경기를 치르는 동안 2000억원이 넘는 누적적자가 발생했다. 광주의 경우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정부보증서를 위조해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 순천처럼 할 자신이 없으면 국제행사 유치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