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등산 용품… 안전한 가을 산행

입력 2013-10-20 17:11


아웃도어 제품 구입·관리 방법

아웃도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가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즐거운 산행을 위해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안전이다. 20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11년에 발생한 7826건의 산악 사고 중 25%인 2000여건이 9∼10월에 발생했다. 특히 산악 사고 가운데에는 등산 장비가 미흡해 발생한 사고가 적지 않았다. 안전한 산행을 위한 준비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준비부터 철저히=등산장비는 화려하고 비싸다고 좋은 건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등산화는 안전한 산행을 위해 가장 신중하게 골라야 할 장비다.

우선은 산행 스타일에 따라 등산화를 골라야 한다. 1시간 정도 가벼운 산행 또는 트레킹을 즐긴다면 가벼운 등산화를 선택하는 게 좋다. 발에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장거리 산행이나 험한 등반을 선호한다면 무게감이 있으면서 지면 접지력이 뛰어난 것을 찾아야 한다. 발목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미드(중간 높이) 또는 하이 컷(긴 높이) 등산화가 좋다.

아디다스 ‘테렉스 패스트 R 고어 미드’ 등산화는 3D-포모션을 적용해 발꿈치에서 발가락까지 내딛는 속도를 감소시켰다. 울퉁불퉁한 지면에서 받는 충격을 고르게 분산시켜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가벼운 산행엔 등산화 대신 트레킹화를 신는 게 좋다. 르까프 ‘XR 트레일 제로’는 지면 충격을 흡수하는 ‘파이론 미드솔’ 기술이 적용돼 트레킹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편안하게 신을 수 있다. 네파의 ‘쉐도우 F’도 충격 흡수 기능을 강화한 트레킹화다. 등산화를 신었을 때는 손가락 하나 정도 들어갈 여유는 주도록 한다. 따라서 매장을 찾아 직접 신어본 뒤 구매하는 게 합리적이다.

일교차가 심한 가을 날씨에는 방풍기능이 뛰어난 아웃도어 재킷도 필수 아이템이다. 활동성과 경량성이 뛰어난 윈드브레이커나 기온에 따라 내피를 탈·부착할 수 있는 재킷 등이 유용하다. 가방 선택도 요령이 필요하다. 배낭 크기는 2시간 정도 단거리 산행에는 30ℓ, 5시간 이상 장거리 산행에는 50ℓ 이상이 적당하다.

짐도 요령있게 싸야 한다. 가벼운 짐은 배낭 바깥쪽과 아래 쪽, 무거운 짐은 안쪽과 위쪽에 배치하면 무게감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무거운 짐은 어깨와 등쪽 가까이, 가벼운 짐은 아래쪽과 등에서 먼 쪽에 넣는 게 낫다. 여벌의 옷 등 부드러운 짐은 등 쪽에 넣으면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배낭 무게는 골반과 허리에서 70%, 어깨에서 30% 정도로 분산되는 게 이상적이며 배낭을 멜 때는 먼저 허리벨트를 채우고 가슴 끈을 조절해 몸과 밀착되도록 하는 게 좋다. 가방 무게는 자기 체중의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준비가 끝났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산행에 지켜야 할 법칙이 있다. 걸을 때는 발 전체로 땅을 밟는다고 생각하면서 걷는 게 좋다. 초보자라면 무리하지 말고 체력소모가 적은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간 배분은 산행 20분에 5∼10분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너무 긴 시간 휴식은 몸을 지치게 만들고 짧은 휴식은 몸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체중 분산 및 미끄럼 방지 등을 위해선 등산 스틱도 챙겨야 한다.

◇아웃도어도 휴식이 필요하다=야외 활동이 끝났다면 아웃도어 용품들도 제대로 관리해야 기능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세제업체인 CJ라이온은 “등산 인구가 1800만명에 달하면서 기능성 아웃도어 의류 구입이 늘고 있지만 올바른 세탁법을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아웃도어 의류 세탁법에 대해 시중에는 두 가지의 오해가 있다. 첫째는 아웃도어 옷들도 고급 소재 의류처럼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한다는 오해이고, 둘째는 세탁을 하면 섬유 기능이 손상돼 아예 세탁을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오해다.

대다수 등산복은 고어텍스 같은 기능성 섬유로 기능성 막인 ‘멤브레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소재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사이즈의 통기구멍이 존재하는데 이 구멍이 바로 땀을 흡수하거나 빨리 말려주고 습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만약 드라이클리닝을 하게 된다면 기름으로 인해 멤브레인 막이 손상될 위험이 크다. 반대로 세탁을 하지 않는다면 땀과 오염물질로 통기구멍이 막혀 섬유가 그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 때문에 등산복이나 스키복 등 기능성 섬유로 만든 아웃도어 의류는 통기구멍을 막고 있는 오염을 녹여 섬유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전용세제로 물세탁하는 것이 좋다. 최근 CJ라이온은 아웃도어 전문브랜드인 블랙야크와 공동으로 기능성 섬유 세탁을 위해 ‘비트 아웃도어 나노워시’를 출시했다.

세탁 방법도 일반 의류와는 좀 다르다. 아웃도어 의류는 손세탁과 세탁기 사용 모두 가능하다. 25∼35℃의 미지근한 물에 아웃도어 의류 전용 중성세제를 1회 적당량(손세탁 5㎖·세탁기 이용시 세탁량 3㎏ 기준 42㎖)을 사용한다.

손세탁을 할 때는 지퍼, 단추 등을 모두 잠근 후 손으로 주물러 빤다. 물기를 제거할 때는 강하게 비틀어 짜지 않도록 주의한다. 세탁기 빨래 시에는 세탁망을 사용하는 게 좋다. 울코스나 아웃도어 의류 코스를 선택해 단독으로 세탁한다. 섬유유연제는 쓰지 말아야 한다. 섬유유연제는 통기구멍에 잔유물이 남아 발수코팅제의 발수력 등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탁 후에는 통풍이 잘 되고 직사광선이 미치지 않는 그늘에 뉘어 말려야 변형을 막을 수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