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광풍] ‘보는 게임’도 대박… 계절대회 유료 9000여석 20분만에 매진
입력 2013-10-19 04:02
리그오브레전드(롤·League of Legends)는 ‘보는 게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롤드컵(롤 월드 챔피언십)의 우승상금은 골프여제 박인비가 챙긴 US오픈 우승상금(58만5000달러)의 배에 달한다. 롤 관중들은 프로선수들의 게임을 보며 환호하고, 여기에 홍보효과를 노린 기업들은 프로구단 창단과 후원으로 화답하고 있다.
현재 롤 프로구단을 가진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SK텔레콤·KT·진에어·CJ·나진 등이다. 가장 먼저 롤 팀을 창단한 CJ를 비롯해 이들 팀은 롤 프로팀 후원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10∼20대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프로팀 중 가장 성과가 좋은 곳은 SK텔레콤의 T1이다. 지난 5일 끝난 롤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SK텔레콤 T1은 중국의 로열 클럽을 3대 0으로 가볍게 꺾고 우승상금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거머쥐었다. SK텔레콤은 이 경기가 전 세계에 송출되면서 막대한 홍보효과를 누렸다.
롤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는 롤드컵 시청자가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결승전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센터에는 1만1000명의 관중이 몰렸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중계로만 200만명이 넘는 팬들이 한 달간의 롤드컵을 시청했다.
다만 막대한 홍보효과를 누린 SK텔레콤은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100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SK텔레콤을 기억할 수 있는 기회인데 정작 해외에서 벌이는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스포츠마케팅팀 관계자는 “임원들도 이런 기회에 해외사업이 있었다면 하고 아쉬워하고 있다”며 “그래도 국내 청소년들에게 SK텔레콤의 젊은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줄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롤드컵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게임전문 케이블방송 주최로 계절마다 열리는 대회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열린 대회는 케이블 방송에서는 기록적인 4%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돈을 내고 게임을 보러 오는 ‘유료관람’ 문화도 정착되고 있다. 지난 6월 15일 열린 ‘LOL 챔피언스 스프링 2013’ 결승전은 9255석의 자리가 예매 20분 만에 매진됐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