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 새 시대 열자” 박 대통령 ‘유라시아 콘퍼런스’서 제안
입력 2013-10-18 18:04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남북한과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구상을 포함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제안)’를 내놨다. 박 대통령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한국수출입은행·경제인문사회연구소 공동주최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협력 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동북부를 철도와 도로로 연결하는 복합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유럽까지 연결하고, 북극 항로와 연계해 유라시아 동쪽 끝과 해양을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생산국과 소비국이 공존하는 지역 특성을 살려 역내 전력망·가스관·송유관을 비롯한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하고 중국의 셰일가스, 동시베리아의 석유·가스 등을 공동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가속화하고 이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등과 연계한다면 거대한 단일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혁신경제와 중국의 자주창신 등은 한국의 창조경제와 궤를 같이한다”며 ‘창조의 대륙’ 구상도 제시했다. ‘평화의 대륙’을 표방하면서는 “남북관계 안정과 북한 개혁개방 없이는 유라시아 협력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제안 배경=박 대통령의 제안은 유라시아 국가 전체가 남북간 화해와 북한의 개혁개방에 기여하게 함으로써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국정목표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역내 국가 간 인프라 연결을 통해 국내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북한 변수’를 해결해 가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유라시아는 지구 면적의 40%, 세계 인구의 71%, 전 세계 국내 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이 지역 국가들과 소규모 경제블록만 형성한 채 제한적 교류협력만 해왔을 뿐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고 이 지역 단일시장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우리 경제전략이 나아갈 것임을 천명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역내 국가들을 상대로 이번 제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총력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다음달 중순 방한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 구상을 상세히 소개하며 구체적인 경제협력 프로젝트들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