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 몇 년간 헛발질”… 韓銀 도마에
입력 2013-10-18 18:01 수정 2013-10-18 22:15
임기 5개월을 남긴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가 18일 진땀을 흘렸다.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 내내 김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 오차와 잇단 구설 등을 질책하는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해명을 거듭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옛날에는 예측 잘하는 기관으로 평가받았는데 몇 년간 헛발질”이라며 “(한은) 조사국에 우수한 인력도 많고 대접도 잘해주는데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2011년의 경우 한은의 성장률 전망과 실적과의 오차가 0.8% 포인트로 주요 전망 기관 중 기획재정부(1.3% 포인트 내외) 다음으로 오차가 컸다는 것이다. 이에 김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우리나라 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보다 한은이 가장 잘 맞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은 “2011~2012년 한은이 내놓은 여섯 차례의 다음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최소 0.8% 포인트, 최대 2.8% 포인트까지 오차가 발생했다”며 한은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고 질타했다. 의원들은 또 “한은이 2011년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90t의 금을 매입했는데 금 가격이 급락하면서 현재 평가손실이 1조1903억원에 이른다”며 한은의 예측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은의 중소기업 저리대출 제도인 총액한도대출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민주당 문재인 이용섭 의원 등은 “지난 4월 총액한도대출을 9조원에서 13조원으로 확대했지만 기술형 창업지원 한도 실적이 저조했다”며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에 영합하기 위해 수요예측 없이 졸속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총재는 “사전에 정확한 예측을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시인했다.
김 총재가 최근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금융감독 기능은 실력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한은에 감독 기능을 주면 망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의원들은 이 발언을 놓고 직원들과의 소통은 물론 독립성까지 문제 삼아 김 총재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에 김 총재는 “당시 말한 취지는 뉴욕에 훌륭한 금융 인사들이 많은데 한은에는 그런 사람이 아직 없다는 것이었고 내가 그런 인재를 만들겠다고 말한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김 총재는 이날 답변에서 최근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의 한국 주식매입 추세와 관련, “이런 추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긴 이르다”며 “현재로선 단기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