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은 예배 안 드려?… 3년째 ‘가정예배’ 실천 동일교회 백흥영 부목사 가정
입력 2013-10-18 17:44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하루에 한 가지 꼭 잊지 말아라.” 서울 면목동 동일교회 백흥영(36) 부목사의 집 신발장에 붙어 있는 문구다. 백 목사 부부와 세 아들은 현관문을 나서기 전 이 말을 꼭 읽고 나간다. 그리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한 가지씩 하려고 노력한다. 귀가 후에는 오늘 하루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어떤 일을 했는지 한 가지씩 이야기한다. 온 가족이 매일 드리는 가정예배에서다.
올 초 최지혜 전도사와 공동으로 ‘보석비빔밥 가정예배’(주니어아가페)를 출간한 백 목사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왜 보석 같은 자녀들과 즐거운 예배를 드려야 하는지’를 널리 알리고 있다. “부모와 자녀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증진시키는 데 가정예배가 최고입니다.” 어린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백 목사 집을 찾아 자녀들과 진지하게 가정예배를 드릴 수 있는 노하우를 살펴봤다.
◇가정예배도 재밌어야 한다=백 목사와 이선영(36) 사모는 2011년부터 가정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어린 자녀들과 어떻게 가정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성구 암송. 백 목사는 자녀들이 즐겁게 말씀을 암송할 수 있도록 매일 활동적이고 다양한 커리큘럼을 짰다.
첫 날은 성구로 스토리텔링, 둘째 날은 말씀에 따른 손 유희와 노래, 셋째 날은 예배드리는 자세 따라하기 등 게임을 진행했다. 이어 넷째 날은 글로 써서 암송하고, 다섯째 날은 지금까지 외운 성구를 뽑아 다시 체크하기, 여섯째 날에는 예배드릴 때 지켜야 할 약속 정하기 등을 했다. 예배시간은 오후 6시20분. 1분 1초도 어기지 않으려고 알람까지 맞춰 놓았다. 백 목사가 교회사역으로 같이 하지 못할 때는 엄마와 세 자녀만 드렸다. 첫째 하민(8), 둘째 지민(6)이는 그래도 얌전한데, 셋째 다민(3)이가 좀 문제다. 아직도 자리 이탈이 많지만 곧잘 따라한다.
예배를 드리면서 가정에 작은 변화들이 찾아왔다. 먼저 부모가 바뀌었다. 가정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선포한 백 목사 부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말씀으로 훈육하려고 노력한다. 자녀들도 생각이 바뀌었다. 대표적으로 ‘착한 일’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로 개념이 바뀌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엄마와 길을 가던 지민이는 폐지 줍는 할머니를 도와 길에 떨어진 폐휴지를 엄마가 줍자 “어 엄마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하네”라고 신나게 말했던 것. 자녀들은 하나님을 늘 인식하고 기억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아가고 있었다.
◇예수님만을 자랑하는 가정되어야=1년 52주 예배를 드리며 커리큘럼이 쌓여 갔다. 그것을 모아 ‘보석비빔밥 가정예배’란 책으로 출간도 했다. 동일교회 김휘현 담임목사는 지난 사순절 기간에 이 책을 활용해 성도들과 ‘가정예배 드리기 캠페인’도 벌였다. 6주간 40가정이 참여하고 8가정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드렸다.
백 목사는 카페(cafe.naver.com/worshiphome)를 만들어 가정예배가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고 있다. “가정예배 드려서 아이들이 변했다고만 하면 가정예배를 만사형통으로 여기거나 이기적인 기복신앙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그는 “가정예배를 드리는 가정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예수님을 자랑하는 가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