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 전도 어떠세요?] 이언균 목사, “섬김·봉사 먼저… 전도방식 바꿔”
입력 2013-10-18 18:10 수정 2013-10-18 21:42
서울CCC 대표간사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 기독교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이들이 만일 교리의 문제점이나 성직자의 부패 등을 지적하는 ‘불편한 질문’을 하며 전도를 거부한다면 기독교인은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비종교인의 종교적 자유를 외치며 전도퇴치카드를 제작한 서울대 무신론 동아리 대표와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캠퍼스 팀장이자 서울CCC 대표간사로부터 대학 캠퍼스 내 전도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들어봤다.
“기독교와 전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맹목적 전도보다는 먼저 좋은 친구와 선배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CCC 캠퍼스 팀장이자 서울CCC 대표간사인 이언균(45·사진) 목사는 “학생들이 기독교 동아리의 전도를 불편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한다”며 “복음을 불편하지 않게, 인격적으로 전하자는 게 우리의 모토”라고 말했다.
CCC 간사로 20여년간 캠퍼스 전도를 해 온 이 목사는 먼저 이단 종교단체와 복음주의 선교단체의 전도활동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종교단체의 행위까지 기독교 전도활동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그는 맹목적이고 일방적인 전도활동이 CCC에서는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CCC에서 기독교 가치관을 배운 학생이 학교에 봉사하며 친구를 전도하는 방향으로 대부분 바꿨다고 말했다. 선배들이 신입생의 기숙사 이사를 돕고 학점 관리법을 알려주거나 대학축제 때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주우며 캠퍼스를 청소하는 식으로 전도활동이 바뀐 것이다. 이 목사는 “기독 동아리의 최대 장점은 섬김과 봉사다. 먼저 좋은 학생, 좋은 친구가 돼야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다”며 “간혹 모르는 이에게 전도한다 해도 상대방이 거부하면 고맙다고 인사하고 더 이상 말하지 않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체를 숨기고 전도활동을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CCC는 초청장이나 책자에도 집회라는 걸 분명히 밝힌다. 또 친구, 선후배를 초청하는 자리란 모임의 성격을 대부분 알고 온다”고 말했다.
또 이 목사는 캠퍼스 전도는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 비리, 교회 세습 등으로 악화된 교회에 대한 인식, 종교다원주의와 같은 환경이 전도를 힘들게 한다. 그래도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진리인 복음은 전해져야 한다. 종교가 없는 이들의 불편한 점을 십분 이해하되 변치 않는 복음을 전하려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글 양민경·사진 신웅수 인턴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