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제각말5단지아파트 주민들, 서울에서 첫 '층간소음 주민협약서' 마련

입력 2013-10-18 16:04

[쿠키 사회]“세탁기나 청소기 사용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는 사용하지 맙시다.”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 제각말 5단지 푸르지오아파트 3개 동 주민 330가구가 층간소음 분쟁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기준을 마련해 공동 노력에 나서기로 했다고 서울시가 18일 밝혔다.

시가 지난 3월 ‘공동주택 층간소음 분쟁해결 대책’을 발표한 후 서울에서 주민들이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협약서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시는 대책 발표 후 제각말 5단지를 시범단지로 선정하고 서울 YMCA 이웃분쟁조정센터 등을 통해 주민들을 지원했다.

제각말 5단지 주민들은 그동안 4차례 주민간담회와 설문조사 등을 거쳐 최근 층간소음 주민협약서를 마련했다. 주민 80%의 동의를 받은 협약서는 층간소음 대상, 층간소음 집중자제시간 지정, 층간소음 발생방지를 위한 생활수칙, 층간 분쟁해결을 위한 노력 등 4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생활수칙은 아이들이 지나치게 뛰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지 않도록 지도, 소음방지전용슬리퍼 등을 착용하거나 소음방지용 매트 설치, 가구 이동 시 소음방지용 캡 또는 패드 부착, 늦은 밤이나 새벽시간에 음향·생활·운동·의료보조기기 사용 자제 등 10가지다.

생활수칙이 안 지켜져 도움 요청이 들어오면 아파트 관리소장과 주민들로 구성된 층간소음 주민자율조정위원회가 중재에 나선다. 또 아파트 현관 출입구에는 소통게시판이 부착돼 주민들은 메모를 통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된다.

홍수정 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은 “제각말 5단지를 시작으로 아파트 주민 스스로가 소통과 배려를 통해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