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식물 최고의 복원지, 육군 교도소] 재소자 자생식물 복원 사업이란

입력 2013-10-19 04:57

교도소야말로 자생식물 복원의 최적지이고 식물을 기르면 수감자 교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이는 백규석 환경부 환경정책실장이었다. 백 실장은 자연보전국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1년 12월 “해외에선 수감자 교화를 위해 교도소에서 원예치료 등을 시행하는데 자생식물 복원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실무자로부터 긍정적인 보고를 받은 백 실장은 장관에게 보고했고, 법무부와 협의를 거쳐 자생식물 복원 파트너십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서울·청주소년원과 영월·순천교도소 등 4곳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됐던 자생식물 복원 사업은 올해엔 참여기관이 광주소년원과 국방부 소속 육군교도소까지 6곳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사업을 통해 멸종위기식물 8종 8220개체가 증식됐는데 이 중 단양쑥부쟁이 등 4종의 증식량은 2011년 국내 총 증식량의 10% 이상이나 됐다. 한정된 전문기관에서만 진행됐던 멸종위기식물 증식 사업의 대상지가 확대됨에 따라 국가 생물 유전자원 보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여기관 확대에 따라 증식대상 자생식물은 지난해 27종 5만2000여 개체에서 올해 32종 15만여 개체로 대폭 늘어났다. 올해 대상 식물에는 매발톱과 할미꽃, 해국 등 자생식물 20종 12만6000여 개체와 함께 멸종위기식물 Ⅰ급인 풍란과 나도풍란, 멸종위기식물 Ⅱ급인 분홍장구채·섬현삼·넓은잎제비꽃 등 총 12종 2만5600여 개체의 멸종위기식물이 포함됐다.

환경부는 자생식물 종자의 대량 확보와 멸종위기식물의 보존, 자생식물 자원화 등 국가 생물자원 보전을 위해 이들 재배지 6곳을 국가야생식물종자은행의 종자 채취를 위한 밭(채종포)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교도소는 특성상 보안이 철저해 멸종위기식물과 희귀식물 등의 채종포로 활용하기에 우수한 조건을 갖췄다”며 “올해 사업 참여기관은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어 대부분의 자생식물(북방계·남방계 식물 등)을 증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정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