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곰 잡아챘다… 시리즈 1승 1패 승부 원점

입력 2013-10-17 22:52


LG가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거뒀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 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산과의 2차전에서 선발 리즈의 완벽투를 앞세워 2대 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LG의 승리는 2002년 11월 8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한 이후 11년, 정확히 3996일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거둔 것이다.

전날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던 1차전에서 정성훈의 결정적인 실책 2개와 타선의 빈공 때문에 아쉽게 패했던 LG는 이날 몸이 풀린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하며 경기를 시종일관 리드했다. 특히 리즈는 8이닝 동안 1피안타, 탈삼진 10개의 완벽투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리즈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두산을 상대로 4경기에 등판, 1승3패와 평균자책점 4.87로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초반부터 최고 구속 160㎞에 달하는 공을 뿌리며 1회, 3회, 4회, 7회, 8회 총 5번에 걸쳐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등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107개의 공을 던지며 단 1개의 타구도 외야안타로 허용하지 않았다. 5회초 홍성흔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것도 정성훈의 실책에 가까운 수비 때문이었다. 이후 오재원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 2루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바로 후속 타자 양의지를 병살 처리했다. 잠실구장을 가득 채운 LG 팬들은 리즈가 8회말 물러나자 모두 기립해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LG는 2회말 선두타자 이병규(7번)와 오지환이 두산의 이재우에게 잇따라 볼넷을 얻어낸 뒤 손주인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윤요섭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와 박용택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얻어냈다. 다만 LG는 이후에도 매 이닝마다 주자를 내보내는 찬스를 만들었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리즈 덕분에 2점차 리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고, 마무리 봉중근이 9회초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매조지했다.

두산은 역시 체력이 고갈된 마운드가 아쉬웠다. 두산은 이날 이재우 핸킨스 김선우 오현택 정재훈 변진수 윤명준 등 무려 투수 7명을 내보냈으나 LG의 리즈 한명을 이기지 못했다. 타선 역시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워낙 리즈의 구위가 좋은 탓도 있었지만 상하위 타순 가릴 것 없이 찬스를 만드는데 역부족이었다.

LG와 두산의 3차전은 19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