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용직들 4000원씩 적립한 퇴직금을… 건설근로자공제회 ‘묻지마 투자’로 날려

입력 2013-10-18 04:39
건설 현장 일용직 근로자의 일당에서 4200원씩 떼어내 적립한 돈으로 운영되는 건설근로자공제회의 부실·방만 경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민주당 홍영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제회는 2007년 이후 대체투자에 1500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현재 남은 액수는 363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담보도 없는 충북 천안 버드우드 골프장에 300억원을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을 입었고, 경기도 의정부 대형 워터파크인 아일랜드캐슬에 250억원을 투자했지만 분양이 안 되는 바람에 현재까지 150억원 정도 손실을 봤다.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파이시티에도 100억원을 투자해 40억원 이상을 날렸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일용직 건설노동자가 생활보장을 위해 1일 노동 기준으로 4000원을 적립하면 이를 모았다가 퇴직 후 돌려주는 공공기관이다. 최근 기준으로 운용하고 있는 자산규모는 2조441억원으로 그동안 운용 수익을 내기 위해 주식, 채권, 대체투자 상품에 적립액을 투자해왔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공제회가 지난 4월 워크숍 당시 백화점에서 고가의 단체복을 구매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제회가 1박2일 워크숍을 개최하면서 여성용 단체복 13벌(단가 30만원)과 남성용 74벌(단가 20만원)을 유명 백화점에서 산 것을 확인했다”면서 “단체복 구매비용을 포함해 모두 3500만원을 썼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을 위해 사업주가 노동자 1명당 4200원씩 적립해 모은 기금을 공제회가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