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동부… 돋보이는 트리플 타워
입력 2013-10-17 18:53
“높다. 끈끈하다. 그리고 재미있다.” 프로농구 원주 동부는 요즘 팬들에게 이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 ‘트리플 타워’ 김주성(205㎝)-이승준(205㎝)-허버트 힐(203㎝)이 버티고 있는 동부는 압박 수비까지 갖춰 공략이 불가능해 보이는 ‘산성’ 같다.
동부는 지난 1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더블더블을 작성한 힐(26점·10리바운드)과 김주성(13점·6리바운드·6어시스트)의 활약을 앞세워 77대 67로 이겼다. 쾌조의 3연승을 내달린 ‘슛도사’ 이충희 동부 감독은 경기 후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열심히 해 준 우리 선수 모두에게 100점을 주고 싶다”며 “우리는 빅3(김주성-이승준-힐)를 가지고 있다. 리바운드 장점을 이용한 압박 수비가 3연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동부는 정규리그 우승 4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를 달성한 전통 강호다. 그러나 지난 시즌엔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된 동부는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조직력까지 느슨해지면서 7위에 그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더욱이 시즌 막판엔 강동희 전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크게 흔들렸다.
이번 시즌 새로운 ‘트리플 타워’를 구축한 동부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김주성이 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김주성은 이번 시즌엔 3경기에서 평균 17,67점, 6어시스트, 5.33리바운드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주성의 가치는 단순한 수치로 환산할 수 없다. 동부의 ‘터줏대감’ 김주성은 공수를 조율하고 팀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척척 해낸다.
김주성은 LG전이 끝난 뒤 “아직 세 명의 조화는 50%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5%, 10% 정도 끌어올리면 더 좋아질 것이다. 1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부진했던 분위기를 털어내고 조직력을 조금씩 맞춰 가면 2라운드부터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