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중증질환 건보 예산 90%, 대형병원 흘러들 듯

입력 2013-10-17 18:47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에 투입될 건강보험 재원의 90% 이상이 대형병원에 흘러들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8조원이 넘는 돈이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의료기관 규모별 4대 중증질환 비급여(보험 미적용) 진료비’를 보면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급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7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18.6%)까지 합치면 비율은 90.6%로 높아진다. 병원(5.4%)·의원(2.2%) 등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일수록 비급여 진료비 비중은 낮았다.

돈이 큰 기관에 몰리는 이유는 4대 중증질환 지원 대상을 경중에 따라 선별하면서 심·뇌혈관질환 외래환자 193만명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수술 후 관리 등을 위해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주로 찾는 동네 의원급 의료기관은 수혜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이런 방식은 정부 정책이 의료기관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것뿐만 아니라 예방 및 만성질환 관리를 지원 사각지대에 놓이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 김 의원은 “환자들에 대한 예방 및 사후관리 없이 치료 중심의 정책만 추진하면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