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전 3·4호기 불합격 대비 외국산 케이블 성능시험 진행

입력 2013-10-17 18:23 수정 2013-10-17 22:47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원전 3·4호기의 케이블이 성능시험에서 불합격할 것에 대비해 다른 제품에 대한 성능시험을 진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이 1년 이상 지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래도 내년 8∼9월 준공 일정을 맞추기는 어렵다.

17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5월 원전 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이 불거진 뒤 신고리 3·4호기 케이블 재시험에 착수할 때 해외 유수업체에서 제작한 또 다른 케이블의 성능시험에 들어갔다. 기존 케이블이 성능시험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공기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보완 조치의 하나였다.

시험결과는 다음 달 나올 예정이어서 신고리 3·4호기의 준공 시점도 이때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를 통과하면 최소 6개월, 늦어도 1년 안팎으로 공기 지연을 단축할 수 있다. 실패하면 제품 물색부터 다시 해야 해 1년 이상 지연이 불가피하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케이블 교체를 1년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신고리 원전 3·4호기(각 설비용량 140만㎾)의 준공이 지연되는 데 따른 피해액이 연간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신고리 3·4호기에 사용된 총연장 890㎞의 제어케이블을 전량 교체하는 데 드는 직접 비용은 약 360억원(기당 180억원)이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케이블 교체 비용일 뿐이다. 원전이 제때 준공되지 못함으로써 한국전력공사가 모자라는 전력공급량을 메우기 위해 원전보다 비싼 발전원(화력발전 등)에서 사들이는 전력구입비 상승분을 추산하면 피해액은 천문학적 규모로 늘게 된다.

이미 지난 5월 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가 드러난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 원전 3기를 가동 중지시켰을 당시 피해액을 6개월로 가정해 약 2조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 계산법을 신고리 3·4호기에 대입할 경우 전력구입비 상승분은 하루 126억원이 된다.

따라서 35일간 2회 계획예방 정비를 받는 기간을 제외해도 1년간 준공이 지연될 경우 피해액은 3조7170억원에 달한다.

권기석 노용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