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훈풍에 금융시장 ‘好好’… “상승세 당분간 지속”

입력 2013-10-17 17:55 수정 2013-10-17 22:41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디폴트(채무불이행) 협상의 사실상 타결이라는 미국발 호재에 힘입어 국내 금융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7일 전날보다 6.00포인트(0.29%) 오른 2040.61로 거래를 마쳤고 한때 2052.44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원화값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자금 유입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의 전망은 밝지만 실물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금융-실물 괴리감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시장 훈풍 당분간 불 것=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단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다. 아시아 신흥국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는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우호적 시선과 수급여건 등을 고려해서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유지되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도 2840억원을 넘게 사들이며 35거래일째 ‘바이 코리아’ 행진을 이어가 1998년 34거래일간의 종전 최장기 순매수 기록을 넘어섰다.

바이 코리아 행진의 지속 전망에는 외국인의 대한국 투자자금에 여유가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이후 한국 관련 4대 펀드의 한국시장 비중은 평균 8.2%인데 현재 한국 비중은 7.8%에 불과하다”며 “평균치까지 올라간다면 3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더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자본의 유입은 자연스럽게 원화가치 상승(환율하락)을 유도하게 된다. 달러 대비 원화는 17일 종가가 1063.70원이었다.

국내 수출기업의 심리적 저지선이라고 알려진 1070원 선이 이미 허물어졌다. 하지만 외국인이 투자하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우 환율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 데다 해외 생산비중이 높아 환율하락의 대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외 경기상황에 따라 조정이 나타날 수도=눈여겨봐야 할 불안요인으로는 우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여부다. 최근 셧다운 등의 여파로 잠시 지연되긴 했지만 연말이나 내년 초에 양적완화 축소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축소 규모나 이에 따른 자본 이동은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실물경제는 금융시장 호조세의 지속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핵심이다.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지면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미래 성장동력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투자 및 소비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도 금융시장 전망을 장밋빛으로만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나 미국 경기 펀더멘털 등 국외 요인도 변수다.

IM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경기실적에 비해 거품이 끼어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