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윅스’서 호연한 이준기 “급류 장면에선 죽을 뻔… 시청률 낮았지만 소중한 작품”

입력 2013-10-18 07:03


넘치는 끼와 소문난 춤, 노래 실력, ‘꽃미남’ 외모와 카리스마까지. 배우 이준기(32)는 타고난 게 많아 보인다. 하지만 현장에선 오히려 성실함과 노력형 ‘열혈 배우’로 소문이 나 있다. 그를 믿고 드라마를 보는 마니아층 시청자가 늘어난 것도 그 노력의 결과다.

최근 그가 출연한 MBC 드라마 ‘투윅스(Two Weeks)’도 10% 초반대의 애매한 시청률과는 달리 ‘웰 메이드(Well-made)’ 드라마로 종영 후에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이태원동에서 만난 이준기는 “사실 인터뷰를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며 입을 뗐다.

“요즘엔 TV로 본방사수 하는 분들보단 다운받아 보는 분이 많잖아요. 시청률이 낮게 나온 게 아쉬워서…(웃음). 제 인터뷰 기사를 보고 더 많은 분들이 ‘투윅스’를 봐주셨으면 해요. 끝난 후에도 홍보하고 싶을 만큼 제겐 소중한 작품이었어요.”

밑바닥 삶을 살다가 백혈병에 걸린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주인공 장태산. ‘투윅스’를 통해 아빠 연기에 도전한 그는 처음엔 작품을 고사했다고 털어놨다.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 장태산 역으로 손현주 선배님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전 작품에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거절했고요. 그런데 소현경 작가님이 ‘너라면 백 퍼센트 잘 해낼 수 있다. 내가 널 이 작품으로 바꿔줄 수 있다’며 자신감을 주셨죠. 마법에 걸린 것처럼 3일 만에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작가님이 제 내면의 다양성과 양면적인 모습을 보고 선택하신 것 같아요.”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내면이 성숙해진 느낌”이라며 “감정이 풍부해지고 가족에 대한 사랑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선 과격한 액션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대부분 직접 했는데 6회분에 나온 급류에 떠내려가는 장면은 5번 촬영하면서 정말 죽을 뻔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욕심을 부려 어려운 장면에 계속 도전하려다가도 사고 날까 노심초사 하는 제작진의 얼굴을 보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가지만 작품 속에서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는 이준기. “팬들이 보내 준 영양제와 일주일에 세 번 하는 운동이 전부”라는 교과서 같은 대답을 내놨다. “사실 저도 돌려차기 할 때 전처럼 각이 멋지게 나오지 않는다는 걸 느껴요. 그래도 ‘될 때까지 한다’ ‘버틴다’는 마음으로 여러 번 촬영해서 멋진 장면을 완성하죠. 오히려 쉴 틈이 없는 게 지치지 않는 비결이에요.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장전된 총을 쏘듯 일하거든요. 그래서 영화보단 드라마가 더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이 쯤 되니 그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그동안 ‘예쁜 남자’ 이미지를 버리려고 전략적(?)으로 느와르 장르를 해왔는데…. 이젠 팬들이 다시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 연기도 보고 싶다고 하세요. 차기작을 알아보는 중인데 하고픈 작품이 있으면 전투적으로 의사를 밝히려 해요. 이번 작품 끝나고 2주를 쉬었는데 일할 때 보다 더 힘들더라고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