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 포항 앞바다 침몰… 생존자들 돛대 매달려 12시간 사투

입력 2013-10-17 00:36

지난 15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발생한 파나마 화물선(선장 석림빈·46·중국)의 침몰로 선원 19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포항 해양경찰서는 16일 “사고 선박과 인근 바다에서 중국인 선원 8명을 구조하고 9명의 시신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밤새 강풍과 높은 파고 때문에 사고 선박에 접근하지 못하다가 날이 밝자 선박 꼭대기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있던 선원 7명을 헬기로 구조했다. 또 인근 바다에서 표류하던 1명을 구하고 시신 9구를 발견해 수습했다.

헬기로 구조된 선원들은 배가 침몰할 때 선수 쪽으로 대피, 갑판 꼭대기의 돛대에 매달려 악천후와 싸우며 12시간 가까이 생사의 문턱을 넘나드는 사투를 벌였다.

당초 사고 선박에는 베트남인 1명, 중국인 18명 등 모두 19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3시 40분쯤 포항시 영일만항 북방파제 북동쪽 900여m 해상에서 정박 중이던 파나마 국적 화물선의 닻이 해저에 고정되지 않아 끌리면서 발생했다.

화물선은 지난 2일 코일 5000여t을 싣고 평택항을 출발해 이틀 뒤 포항 영일만항에 도착, 하역작업을 모두 마치고 정박 중이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화물선 침몰과 관련, “한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적극 협조하고 선원들을 구조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