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PO] 곰, 먼저 재주 넘었다… 라이벌 LG ‘신바람’ 제압
입력 2013-10-17 00:17
서울 라이벌 대결에서 ‘뚝심’의 두산이 ‘신바람 야구’를 잠재우고 먼저 웃었다.
두산은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 LG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 노경은의 호투와 이종욱의 적시타에 힘입어 4대 2로 승리했다. 5전3승제의 단기전에서 첫 판을 따낸 두산은 이로써 한국시리즈 진출에 훨씬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1986년부터 5전3승제로 벌어진 24번의 플레이오프에서 이긴 팀은 19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올라, 시리즈 승리 확률 79.2%를 기록했다.
두산이 먼저 기선제압에 나섰다. 선두타자 이종욱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정수빈이 볼넷을 골라 무사 1, 3루 찬스를 잡았고, 3번 타자 김현수가 우전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올렸다. 두산은 또 무사 1, 3루 기회에서 최준석의 땅볼 타구를 LG 3루수 정성훈이 잡아 홈으로 던졌으나 공이 뒤로 흘러 추가 득점까지 올렸다.
하지만 두산 더그아웃의 미소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G의 작은 이병규(7번)가 ‘멍군’을 불렀다. 선두타자 박용택이 우익수 앞 안타를 쳐 발판을 만들었다. 기회를 잡은 이병규는 1회말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노경은의 초구 143㎞짜리 바깥쪽 가운데 직구를 걷어 올려 비거리 105m짜리 2-2동점 투런포를 터뜨렸다.
1회 2점씩을 주고받은 양 팀은 2회에서는 삼자범퇴로 끝났다. 3회말 두산의 노경은은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등장한 LG의 이진영이 2루수 앞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말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난 LG의 유제국은 선투 타자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를 자초한뒤 마운드를 이동현에게 맡기고 물러났다.
2-2 팽팽한 접전은 7회에 깨졌다. 선두 타자 이종욱이 또 우전 안타를 치고 1루에 안착했다. 후속 타자 정수빈이 희생 번트를 성공시키고 돌아서자 LG 김기태 감독은 지체 없이 투수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동현을 내리고 이상열을 마운드에 올렸다. 두산의 백전노장 김현수는 2루 땅볼로 돌아섰지만 이종욱은 3루까지 내달렸다. 급한 불을 끈 LG는 이상열을 내리고 네 번째 투수 유원상을 올렸다. 하지만 두산의 ‘느린 곰’ 최준석은 중견수 앞 어정쩡한 땅볼을 때렸으나 수비 실책으로 1루에서 살았고, 3루에 있던 이종욱이 홈인에 성공해 3-2로 앞섰다.
7회말 두산의 투수는 노경은에서 홍상삼으로 교체됐다. 노경은 6이닝 4피안타 2탈삼진 3사사구 2실점을 기록하며 선발 투수역할을 무난히 해냈다. 홍상삼은 김용의를 유격수 앞 땅볼을 처리했지만 후속타자 윤요섭에게 볼넷을 허용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 손주인이 병상타를 치는 바람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두산은 9회 초에 화력을 뿜었다. 선두 타자 김재호가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한 걸음 더 달아날 기회를 만들었다. LG는 봉중근을 서둘러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선두 타자 이종욱은 주자 2루, 찬스에서 2루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터뜨렸고 2루에 있던 김재호는 홈으로 들어와 4-2로 달아났다. 9회말 홍상삼은 LG의 이병규(9번)를 뜬공으로 잡아내고 팀의 첫 승리를 이끌었다. 양 팀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벌인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