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日 강타… 원전 오염수 유출 비상

입력 2013-10-16 18:41 수정 2013-10-17 00:37

최근 10년 사이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26호 태풍 위파가 16일 일본 열도를 덮치면서 원전 오염수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간토 지역과 주변 섬에서는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단지 내 오염수 저장탱크를 둘러싼 보 안의 물 40t을 단지 내부로 방류했다. 빗물 유입으로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방류 전 방사성 농도 측정 결과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방출 가능 기준치를 밑돌았다고 도쿄전력은 설명했다.

일본 안팎에서는 태풍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악화시키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오염수 저장탱크 주변에 고인 물이 흘러넘치거나 지하수 유입이 늘면서 바다로 유입된 오염수가 급증했을 수 있다. 토사 유출로 토양에 흡수된 방사성 물질이 유입됐을 가능성도 높다. 지난달 16일 18호 태풍 마니가 원전 인근을 지났을 때 오염수 탱크 주변 보에서 물이 범람했다.

강풍에 원전 시설이 파손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원전 앞 항만에 설치된 수중차단막이 파손되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도쿄전력은 전날 발표한 대책에서 집중호우에 대비해 임시 탱크를 운용하는 등 오염수 유출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물은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도쿄에서 120㎞ 떨어진 이즈오섬의 오시마 마을 등에서 16명이 사망하는 등 일본 전국에서 17명 이 숨지고 94명이 부상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약 8000명이 사는 오시마 마을에서만 주택 수십 채가 무너지고 13명이 숨졌다. 이즈오섬에는 종일 8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오전 3∼4시 강수량은 1938년 관측 시작 이래 가장 많은 시간당 122.5㎜를 기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